[씨줄날줄] 유다와 다빈치/이용원 논설위원

[씨줄날줄] 유다와 다빈치/이용원 논설위원

이용원 기자
입력 2006-04-11 00:00
수정 200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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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00년간 신앙의 근간을 이뤄온 메시아, 예수의 정체성에 잇따라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21세기 들어 소설로 발간된 ‘다빈치 코드’이고 또 하나는 서기 3∼4세기에 만들어져 이집트 사막에서 잠자다 발굴돼 최근 공개된 ‘유다 복음’이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다루는 것은 일종의 음모론이다. 예수는 독신이 아니었다,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딸을 낳았고 그 딸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후손을 퍼뜨린다, 이 예수의 후손을 보호하는 조직이 시온수도회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한 유럽의 역대 지성들이 이 조직을 위해 일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는 예수의 신성(神性)을 지키고자 ‘예수의 후손’을 부인하고 말살하려 한다는 것이다.

‘유다 복음’은 신앙적인 측면에서 더욱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가롯 유다가 배반해 예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게 아니라, 예수의 지시에 따라 밀고한 것이며 따라서 유다는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이해한 유일한 제자라는 주장이다. 이는 부활의 의미를 왜곡할 수 있는 데다 ‘예수의 수제자’ 베드로를 초대 수장으로 해 연면히 이어져 온 가톨릭 교회의 토대를 뒤흔들 수 있는 내용이다.

‘다빈치 코드’와 ‘유다 복음’에는 본질적인 공통점이 있다. 초기 기독교의 한 교파인 영지주의파(그노시스파)에서 나온 자료이거나 이를 토대로 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영지주의자들은 믿음보다 앎(그노시스)을 중시했다. 믿음은 현상에 관심을 두고 앎은 이면의 실체를 꿰뚫어 본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하고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현재의 기독교 체제가 완성되면서 영지주의자들은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

그러면 ‘유다 복음’이 출현하고 ‘다빈치 코드’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다고 해서 기독교가 위기에 처하게 될까. 그러지 않으리라 본다. 가령 예수에게 후손이 있다손 쳐도, 유다의 밀고가 예수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해도 예수의 신성이 깎이거나 그를 통한 구원이 외면 받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2000년 역사에도 변하지 않는 예수에의 관심을 붓다나 공자가 부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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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6-04-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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