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겨울소묘/최종찬 편집부 차장

[길섶에서] 겨울소묘/최종찬 편집부 차장

입력 2006-02-06 00:00
수정 200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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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빗살문 외롭지 않으려

떨어진 수은주만큼 잠그는 실골목

참새떼 씩씩하게도 겨울아침 쪼아댄다



하얀 공장 가시눈에 된바람도 몸져눕고

아파트에 버림받은 자국눈 꼬막잠 자는데

수화로 잉걸불 안고 사람들이 손짓한다



불가에서 그리운 건 펄펄끊는 아랫목

속살거리는 불씨와 숨바꼭질하다 보면

그림자 고개 숙인 채 여기저기 흩어진다



주름살 한세상도 돌아보면 동전 앞뒤면

갈개꾼 된바람 한 마당 펄쩍 뛰어

잉걸불 꺼지기 전에 불꾸러미 하나 줍는다

수은주가 뚝 떨어진 어느 겨울날 아침 마을을 나갔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달래 말입니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추위를 쫓느라 드럼통에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그 불을 같이 쬐면서 따스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어 세상은 살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최종찬 편집부 차장 siinjc@seoul.co.kr
2006-02-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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