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청계천 조형물/ 이상일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계천 조형물/ 이상일 논설위원

이상일 기자
입력 2005-12-02 00:00
수정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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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포스코빌딩 앞에는 ‘아마벨(원제목:꽃피는 구조물)’이라는 조각품이 있다. 세계적인 추상미술의 거장 ‘프랭크 스텔라’가 제작한, 무게 30t의 거대 작품이다.1997년말 17억원을 들여 설치했으나 바로 구설에 올랐다.‘저것도 작품이냐.’‘너무 비싸다.’는 말도 나왔다. 이를 본 사람들은 뭔지 모르겠다며 그저 고철덩어리를 뭉쳐놓은 것에 외화를 낭비했다고까지 비판했다.

철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 결국 포스코측은 조각품 주위에 나무를 심었다. 잎이 무성한 여름철에는 멀리서 잘 보이지 않는다. 미술애호가인 가천의대 이성락총장은 “비판이 많다고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나무를 심어 가린 것은 한심한 짓”이라고 성토했다.

예술품은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그래서 논란이 자주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만도 아니다. 미국 시카고 시청사앞에 설치된 피카소의 조각품 ‘무제’도 마찬가지였다. 높이 15m, 무게 162t의 대형 작품. 피카소가 만들어 1967년 시카고시에 기증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꼴불견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지금은 관광가이드 자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명물 대접을 받는다.

내년 3∼6월께 청계천 기점 부근에 세워질 조형물이 새삼 도마위에 올랐다. 문화연대와 한국미술협회 등의 단체들은 1일 공동성명을 내고 “청계천 공공미술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문화적 공론화의 과정이 빠졌다.”고 밝혔다. 또 “설치 가격 340만달러(35억원)는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 조형물은 스웨덴계 미국 작가인 ‘크레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으로 높이 20m, 폭 6m의 나선형 조개 모양으로 세워진다.

당초 서울시는 이를 구상했지만 올초 문제가 되자 기업이 돈을 대고 기부하는 형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시측은 미술장식품 분과위의 심의를 거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아무리 유명작가가 제작해도 시카고나 포스코 경우에서 보듯 미적 기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주관성이 좌우하는 미술품의 가격을 다른 작품과 비교해 한마디로 싸다, 비싸다고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다만 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청계천에 그런 조각품이 어울리는지 좀더 여론 수렴을 했으면 나았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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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12-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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