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색소폰과 인생/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색소폰과 인생/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5-11-08 00:00
수정 200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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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배가 색소폰 연주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결혼식에 갔는데 신부 아버지가 색소폰 연주를 하는 거야. 연주 도중 끊어지고, 가끔 삐걱이며 이상한 소리가 나기도 했지만 너무 멋지게 보이더라. 나도 자식들 결혼식에서 저 정도는 해야겠다고 결심했지.” 당장 색소폰을 사서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며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색소폰을 가까이하면서 인생을 되돌아보기도 했다고 한다.“처음에는 종류별로 가격이 같았던 색소폰이라도 세월이 지나면 달라진다. 동일한 회사 제품이라도 낫게 만들어진 것이 있다. 거기에 좋은 주인을 만나 관리가 잘 되면 중고 악기가 새 것보다 훨씬 비싸진다. 손때를 잘못 탄 악기는 값이 내려간다. 내 악기가 계속 비싸지길 바라면서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다.”

또 하나의 교훈은 ‘복잡하다고 나쁘지는 않다’는 것.“색소폰은 구멍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배우기가 쉽다. 한 구멍에서 한 음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펫은 구멍 숫자는 작은 대신 한 구멍으로 3∼4개 음정을 내야 하니까 더 어렵다고들 하더라.” 결혼식이나 동창회에서의 색소폰 연주만 해도 낭만적인데, 인생의 의미까지 일깨워준다니…. 투자할 만한 취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5-1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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