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금산법)개정안의 입법 경위에 대해 청와대가 재경부와 금감위를 대상으로 내사에 나섰다고 한다. 여당과 시민단체 일각에서 삼성 봐주기 입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 법의 당초 입법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을 부칙에 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소급입법에 의한 처벌은 불가하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정당한 입법인지, 아니면 특정 대기업을 봐주기 위한 것인지를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오너들은 그동안 그룹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사에 맡긴 고객의 재산을 이용해 왔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2%)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와,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25.6%)은 후계자인 이재용씨의 경영권 세습과 각각 관련되어 있다. 이같은 지배구조의 후진성은 삼성 스스로의 체질 강화와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서도 개선돼야 할 것이다.
문제는 소급입법을 통해 강제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법조계에서는 소급입법은 불가하다는 견해가 다수이지만, 실질적인 위법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급입법에 의한 시정조치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일률적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따라서 금산법 24조의 규정 신설(1997년 3월) 이전에 취득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7.2%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 이뤄진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는 위법한 취득임이 명백하다. 이에 대해 금감위가 명문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감독권 행사를 유보해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경위 파악을 했다고 하니 차제에 삼성 봐주기 의혹을 해소하고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
2005-09-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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