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서울 사는 모 인사가 명절날 모처럼 성묘를 갔더랍니다. 미처 못한 벌초까지 할 양으로 낫을 준비해 부모 묘소를 찾았는데, 웬걸 봉분 두개가 말끔하게 벌초가 돼 있더라는 겁니다. 예전에는 더러 다른 사람 묘를 벌초해 주는 일도 있어 그냥 고맙게만 여기고 지나쳤는데, 이듬해 명절에 다시 성묘를 갔더니 이게 웬 일입니까. 누군가 묘를 통째로 파내 가고 없더라는 겁니다.
누군가 남의 묘를 자기 조상 묘로 잘못 알고 벌초도 하고 돌보다가 무슨 까닭에선지 아예 이장을 해버린 모양이라고 수군댈 뿐 그 사연을 누가 알겠습니까. 졸지에 부모 묘를 잃어버린 그 인사, 뒤늦게 자신을 나무랐지만 배 떠난 뒤였지요.
요새 무연고 분묘가 널렸답니다. 절손한 집안도 있겠지만 다들 살기 바빠서 못 챙긴 탓이지요. 한두해 성묘 빼먹다 보면 금방 잡초에 먹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됩니다.“산 사람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 죽은 조상을 어떻게 철철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부모의 혼백 욕되게 할 양이면 차제에 납골당으로 모시는 건 어떨까요. 가뜩이나 땅덩이도 좁은 나라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누군가 남의 묘를 자기 조상 묘로 잘못 알고 벌초도 하고 돌보다가 무슨 까닭에선지 아예 이장을 해버린 모양이라고 수군댈 뿐 그 사연을 누가 알겠습니까. 졸지에 부모 묘를 잃어버린 그 인사, 뒤늦게 자신을 나무랐지만 배 떠난 뒤였지요.
요새 무연고 분묘가 널렸답니다. 절손한 집안도 있겠지만 다들 살기 바빠서 못 챙긴 탓이지요. 한두해 성묘 빼먹다 보면 금방 잡초에 먹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됩니다.“산 사람 먹고 살기도 팍팍한데 죽은 조상을 어떻게 철철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부모의 혼백 욕되게 할 양이면 차제에 납골당으로 모시는 건 어떨까요. 가뜩이나 땅덩이도 좁은 나라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2005-09-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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