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어제 “휴대전화도 기술적으로 도청이 가능하다.”고 처음으로 인정해 도청 정국에 새로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달 초 국가정보원이 도청 실태를 발표하면서 “휴대전화도 도청했다.”고 발표했을 때 정통부는 “이론상 가능해도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진 장관은 1주일 전에도 똑같은 주장을 반복했는데 불과 며칠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그렇다면 주무장관으로서 도청기술 수준을 충분히 인지했으면서 거짓말을 해왔다는 얘기 아닌가.
국정원은 초보적인 휴대용 도청장비를 이용하면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서 휴대전화와 일반전화 통화의 도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 장관의 설명을 들으면 휴대전화간 통화도 기지국 이동교환기의 전체적인 소프트웨어를 바꾸면 도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과 같은 신기술도 도청할 수 있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국내의 휴대전화 도청 기술이 이렇듯 상당한 수준임에도 정통부가 그동안 딴전을 피우다가 뒤늦게 이를 털어놓은 배경은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검찰이 휴대전화 도청의 기술적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진척시키는 과정에서 진 장관의 발언이 나온 점도 석연치 않다. 기지국의 시스템 변경으로 휴대전화의 도청이 가능하다면 국가정보기관이 관계부처나 통신회사의 협조를 얻어 이런 용이한 방법을 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통부는 역대 정권의 정보기관으로부터 도청 요청을 받았는지 여부와, 받았다면 어느 선까지 협조했는지를 먼저 ‘고백’해야 한다.
2005-08-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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