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원평가제,돌파구 찾아라/최원호 한영신학대학교 겸임교수ㆍ명예논설위원

[기고] 교원평가제,돌파구 찾아라/최원호 한영신학대학교 겸임교수ㆍ명예논설위원

입력 2005-06-30 00:00
수정 200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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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제 도입을 두고 교육부와 교원단체가 한치의 양보 없이 서로 제 입장만 주장하다가 교육부가 한발 뒤로 물러섰다. 당초 올 9월부터 교원평가를 시범실시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김 진표 교육부총리가 판정패하고 만 것이다.

교원평가제는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학부모 단체를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로부터 적극적인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 심지어는 일부 교원들조차 교원평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교원평가제를 거부할 만한 명분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교원단체는 평가 자체를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를 평가자로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고, 궁여지책으로 평가 참여자를 동료 교사로 제한하는 안을 내놓았다. 김 교육부총리 역시 학부모와 학생들에 의한 교원평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교원단체의 주장을 수용하는 선에서 견해 차를 좁혔다. 그러나 교원단체는 어느새 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고, 대립이 계속되다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교육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이견을 보여 오던 교원단체가 교원평가제 도입안에 대해서만은 유독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평가제 반대인지 알 수 없다.

이들의 반대서명운동과 단체행동은 교육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전체교원 40만명 중 무려 25만명이나 반대서명에 참여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확실한 ‘힘’을 보여준 데다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에 교육당국은 이들 단체에 다시 두 손 들고 말았다.

교원평가제는 결과적으로 시범실시도 되기 전에 좌초해 온 국민의 교육적 희망이 묵살되고 교육정체성의 혼란만 가중되었다. 교육부가 교원단체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해서 이들 단체가 다른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다른 교육 현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이번 결정은 교원단체들로부터는 환영을 받을지 몰라도 학부모와 학생 및 교직원들로부터는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교원단체가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곧 경쟁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요, 교육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평가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세력은 없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교원단체만은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교원과 학부모 단체가 찬성할 수 있는 진일보된 평가시스템이 도입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일이 결정된 과정 자체는 두고두고 교육정책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교육현장을 피폐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교원 단체의 눈치나 살피고, 이들에게 끌려다녀야 할 것인지, 합의점이 도출된 정책마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교육력 제고를 위한 특별 협의회를 구성하여 교원평가 제도 개선방안을 새롭게 협의한다고 하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또 다른 대안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입맛에 맞는 평가 방법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할 것이다. 이제 교육부는 평가를 위한 평가 도구가 아니라, 교육발전을 위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도구를 만들어내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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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한영신학대학교 겸임교수ㆍ명예논설위원
2005-06-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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