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예가 곡천선생이 세상을 달리했단다. 부음을 듣는 순간 눈시울이 뜨끈해졌다. 하필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사실 그를 속속들이 안다고 할 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내가 아는 그는 석공예가이기 이전에 도인이라는 것 정도다. 그를 보자마자, 득도한 사람의 모습이 이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처음 그를 만난 건 한 소설가의 집에서였다. 인사를 하려는데 벌떡 일어나더니 큰절을 하는 것이었다. 한참 어린 상대에게…. 얼떨결에 맞절을 했지만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넓고도 진지했다. 말을 아꼈지만, 입가에 잔잔한 미소와 함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는 끝내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가 생전에 했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저는 돌이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부분만 드러내 보이고, 저 자신의 생각은 절대로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가 깨우친 도는 ‘겸손’이 아니었을까. 상대가 돌이든 사람이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이만 도달할 수 있는. 대서특필될 부음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예술가 하나를 잃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처음 그를 만난 건 한 소설가의 집에서였다. 인사를 하려는데 벌떡 일어나더니 큰절을 하는 것이었다. 한참 어린 상대에게…. 얼떨결에 맞절을 했지만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는 넓고도 진지했다. 말을 아꼈지만, 입가에 잔잔한 미소와 함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는 끝내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가 생전에 했다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저는 돌이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부분만 드러내 보이고, 저 자신의 생각은 절대로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가 깨우친 도는 ‘겸손’이 아니었을까. 상대가 돌이든 사람이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이만 도달할 수 있는. 대서특필될 부음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예술가 하나를 잃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2005-06-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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