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생명/김경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생명/김경홍 논설위원

입력 2005-01-11 00:00
수정 2005-01-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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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있었던 일을 우연히 읽었다. 어느 날 새벽 3시 소방단의 긴급전화가 울렸다.“살려달라.”는 한 여인의 비명이 다급하게 전해졌다. 그런데 그 여인은 상황이 얼마나 나빴으면 전화번호도 주소도 말하지 못했다.

지금 같으면 위치추적이라도 하면 되겠지만 그 당시는 그런 통신기술의 발전이 있기 전이었던가 보다. 당직 소방관은 “가로등이 보인다.”는 말만 듣고 그 여인이 가로등이 있는 시내에, 그것도 3층 이하의 건물에 있을 거라는 판단을 하고 소방차 20대를 시내 전역으로 출동시켰다.

여인의 전화를 계속 귀에 대고 있던 당직 소방관은 한참 뒤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 그 다음 그는 20대의 소방차가 차례로 사이렌을 끄도록 지시했고, 마침내 소방차가 사이렌을 껐을 때 전화로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의식을 잃고 생명이 위독했던 그 여인이 있음을 알아냈다.

생명이 소중하고, 그 생명을 지키려는 노력이 얼마나 고귀한가를 보여주는 얘기다. 지금 지진과 해일로 수만명의 목숨이 사라지고, 테러범의 납치설마저 돌고 있다. 내 생명이 소중하다면 남의 생명도 마찬가지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5-0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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