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중학생인 딸아이가 불쑥 말을 꺼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없으니 연말이 되어도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라진 원인은 딸아이가 제공했다. 이태 전인가 어느날 딸애가 산타 할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선물은 부모가 마련한다는 사실을 자신은 알고 있노라고 ‘선언’했다. 그래서 너도 이제는 그 사실을 알 만큼 컸으니 성탄 선물은 없어도 되겠지라고 되받았다. 아이는 컸다는 말에 현혹돼 동의했다. 그해부터 무심하게 성탄시즌을 넘겼다.
다음날 모처럼 네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다가 딸애의 불평이 생각났다.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자고 했더니 딸은 대찬성, 아내와 아들 녀석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막상 매장에 도착해서는 너나 없이 트리와 장식품을 고르느라 바빴다. 귀가해 두시간 가까이 걸려 크리스마스 트리를 완성했다.
거실의 불을 끄고 트리에 점화를 하자 전구알들이 눈을 껌벅였다.“사랑과 평화를 나눠줄게.”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나도 마음 속으로 대꾸했다.“고마워, 그런데 우리집뿐만 아니라 온누리에 사랑과 평화의 빛을 뿌려주지 않을래?” 전구알들은 알았다는 듯 다시 한번 눈을 껌벅거렸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다음날 모처럼 네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다가 딸애의 불평이 생각났다.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자고 했더니 딸은 대찬성, 아내와 아들 녀석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막상 매장에 도착해서는 너나 없이 트리와 장식품을 고르느라 바빴다. 귀가해 두시간 가까이 걸려 크리스마스 트리를 완성했다.
거실의 불을 끄고 트리에 점화를 하자 전구알들이 눈을 껌벅였다.“사랑과 평화를 나눠줄게.”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나도 마음 속으로 대꾸했다.“고마워, 그런데 우리집뿐만 아니라 온누리에 사랑과 평화의 빛을 뿌려주지 않을래?” 전구알들은 알았다는 듯 다시 한번 눈을 껌벅거렸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2004-12-24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