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온천욕이다. 섭씨 43도에서 47도에 이르는 뜨거운 온천수는 특유의 성분과 온열효과로 산행의 지친 몸을 풀어준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금강산 온천의 백미는 노천온천탕이다.
노천탕에 나서면 뜨겁게 덥혀진 살갗에 맑고 차가운 대기가 부딪치는 느낌이 상큼하다. 살랑 바람이라도 일라치면 창터 솔밭을 휘돌아온 공기가 미인송 소나무숲 향기까지 묻혀오는 듯하다. 게다가 눈앞에 잡힐 듯 펼쳐진 금강산 일만이천봉 자락들이란. 두번의 금강산행이 모두 겨울철이라서 좀 불만인 듯 말했던 내게 천선대에서 만난 북측 환경관리원은 이렇게 대꾸했었다.“여름, 가을 금강산이 옷을 입고 있다면 겨울 금강산은 벗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요. 겨울은 금강산을 속속들이 볼 수 있어 더 좋답니다.”
그렇다면 겨울 금강산 노천탕은 북의 금강산과 남의 관광객이 맨몸으로 만나는 곳이 아닌가. 그 사이를 무엇이 그리 단단히 가로막고 있다는 것일까. 남과 북이 온천수처럼 따뜻이, 솔바람처럼 거리낌 없이 재회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겨울 금강산온천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노천탕에 나서면 뜨겁게 덥혀진 살갗에 맑고 차가운 대기가 부딪치는 느낌이 상큼하다. 살랑 바람이라도 일라치면 창터 솔밭을 휘돌아온 공기가 미인송 소나무숲 향기까지 묻혀오는 듯하다. 게다가 눈앞에 잡힐 듯 펼쳐진 금강산 일만이천봉 자락들이란. 두번의 금강산행이 모두 겨울철이라서 좀 불만인 듯 말했던 내게 천선대에서 만난 북측 환경관리원은 이렇게 대꾸했었다.“여름, 가을 금강산이 옷을 입고 있다면 겨울 금강산은 벗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요. 겨울은 금강산을 속속들이 볼 수 있어 더 좋답니다.”
그렇다면 겨울 금강산 노천탕은 북의 금강산과 남의 관광객이 맨몸으로 만나는 곳이 아닌가. 그 사이를 무엇이 그리 단단히 가로막고 있다는 것일까. 남과 북이 온천수처럼 따뜻이, 솔바람처럼 거리낌 없이 재회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겨울 금강산온천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2004-11-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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