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일확천금/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일확천금/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10-27 00:00
수정 2004-10-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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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강원도 산골 마을. 응칠은 전과 4범으로 만무방이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과 절도로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꾼다. 성팔, 기호, 용구도 그랬다. 반면 아우 응오는 모범적인 소작농. 응칠은 동생네 벼가 없어지자 도둑을 잡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벼도둑을 잡고 보니 응오인 것을 알고 우두망찰한다. 동생처럼 성실한 농민도 지주의 벼를 훔쳐야만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김유정은 ‘만무방’을 통해 식민지 농촌사회의 피폐상을 이처럼 고발했다.

요즘도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먹고 살기 힘들어질수록 요행(僥倖)을 바라게 된다. 대박 신드롬 역시 그렇다.

‘한탕주의’도 마찬가지다. 신용불량자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 특히 현혹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디지털 시대에 ‘한탕’이 통하겠는가. 주위에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이 여럿 있다. 안 되는 일만 골라 하니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그렇다고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에둘러 가는 것도 그렇다. 자기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10-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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