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고객은 봉 아닌 왕/김유영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고객은 봉 아닌 왕/김유영 경제부 기자

입력 2004-08-26 00:00
수정 2004-08-26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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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와 유통업체 사이의 수수료 전쟁이 ‘또’ 시작됐다.‘가맹점 수수료 인상 강행→가맹점 계약 해지→신용카드 이용 불가’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신용카드 이용자인 A씨는 양측의 힘겨루기를 두고 “차라리 수수료를 협상할 수 있는 가맹점들이 부럽다.”면서 “고객만 봉이고,가맹점은 왕이냐.”고 말했다.2000년 20%대였던 현금서비스 최고 수수료는 최근 30%를 훌쩍 넘어섰다.반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꿈쩍도 안 하고 있다.그것도 덩치가 클수록 1∼2%대,구멍가게에 가까울수록 3∼4%대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그러나 정작 힘의 논리가 먹히는 것은 카드사라는 지적이다.수수료 분쟁은 카드사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각 카드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가맹점 수수료를 낮췄다.2002년 카드 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자 금융감독원은 ‘현금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라.’고 권고했다.그러자 카드사들은 돈되는 현금대출을 줄이지 않기 위해 신용판매를 늘리는 ‘편법’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은 더 낮아져 현재 평균 2.25%의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카드사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가맹점 수수료는 최소 4.75%(카드업계 추산)가 되어야 한다.그러니 비씨카드가 지난해 이마트에서만 250억원의 적자를 본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곧 있으면 추석이 다가온다.유통업체에는 더할 나위 없는 대목이고,카드사도 본업인 신용판매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이제라도 양측이 고객을 봉이 아닌 왕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김유영 경제부 기자 carilips@seoul.co.kr
2004-08-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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