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추잠자리/김경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고추잠자리/김경홍 논설위원

입력 2004-08-18 00:00
수정 2004-08-1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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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도 이제 끝물인 것 같다.도심에 차량이 부쩍 늘었다.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산으로 달아날까,바다로 튈까 고민했었는데….이제 곧 서늘한 바람이 불면 유난히도 따갑게 내리쬐던 불볕더위의 기억도 차차 희미해져 갈 것이다.

서울역 광장을 지나는데 하늘에 가을을 알리는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닌다.가까이 개천도 호수도 숲도 없는데 고추잠자리는 어떻게 이 삭막한 도심까지 날아왔을까.어! 그런데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앞에도 고추잠자리가 있다.

고추잠자리를 보면서 생각은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초등학교 교실 뒤편에는 ‘자연 관찰기’라는 학생들이 공동으로 만드는 그림책이 걸려 있었다.개구리를 제일 먼저 본 학생은 날짜와 장소를 적고 그 모습도 그려 넣는다.올챙이,매미,메뚜기,방아깨비,고추잠자리 등등.개나리,진달래,붓꽃,해바라기,살구꽃 등 꽃들도 아이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서로 먼저 자연의 첫 변화를 알리려고 경쟁했던 날들이 그립다.

곤충채집과 식물채집을 한다며 산과 들을 누비던 악동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4-08-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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