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0일 10·26사건 상고심에서 김재규에게 ‘단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대법원 판사 6명은 결국 옷을 벗었다.한 판사는 신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국가인권위원회가 조작으로 규명한 ‘인혁당 사건’ 피고인 8명은 1975년 4월9일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20시간만에 사형을 당했다.대법관은 영예만큼 굴욕적인 역사를 품고 있다.사법권의 독립을 침탈하는 군부의 압박에 대법관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청렴과,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소신은 법관의 최고 덕목이지만 불행히도 이를 지키지 못한 대법관이 많았다.
법조계의 사표(師表)로 불리는 두 분이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과 김홍섭 전 대법원 판사다.며느리의 부탁을 받고 손자의 입시 결과를 알아 보러 중학교에 갔던 비서관을 혼낸 가인의 일화는 추상같은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가인은 판사들에게 ‘굶는 것은 영광’이라고 가르쳤다.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던 김홍섭 선생은 처가에서 보낸 쌀을 돌려줄 만큼 평생 청렴하게 살았다.다음달 물러나는 조무제 대법관도 이 시대의 청렴 법관이다.93년 사법부 내에서 재산신고액이 꼴찌였고 98년 대법관이 됐을 때도 시가 6000만원짜리 25평형 아파트와 예금 1075만원이 전재산이었다.
조 대법관의 퇴임에서 관심을 모으는 문제가 두 가지 있다.하나는 그가 변호사의 길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다.대법관은 법관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누린 만큼 퇴임 후 경제적인 이유로 사익을 위해 한편을 변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기 때문이다.또 하나는 후임 문제다.시민들이 참여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조 대법관의 후임으로 여성을 포함해 개혁적인 인물을 천거하느냐에 시선이 쏠려있다.
미국에서도 여성 대법원 판사가 탄생하는데 191년이나 걸렸다.1981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한 뒤 지금까지 24년째 재직중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71)다.최초의 흑인 대법원 판사 서굿 마셜은 1967년 임명됐다.한국의 사법 역사를 앞당길 혁신 인사가 이번에 실현될지 궁금하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법조계의 사표(師表)로 불리는 두 분이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 선생과 김홍섭 전 대법원 판사다.며느리의 부탁을 받고 손자의 입시 결과를 알아 보러 중학교에 갔던 비서관을 혼낸 가인의 일화는 추상같은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가인은 판사들에게 ‘굶는 것은 영광’이라고 가르쳤다.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던 김홍섭 선생은 처가에서 보낸 쌀을 돌려줄 만큼 평생 청렴하게 살았다.다음달 물러나는 조무제 대법관도 이 시대의 청렴 법관이다.93년 사법부 내에서 재산신고액이 꼴찌였고 98년 대법관이 됐을 때도 시가 6000만원짜리 25평형 아파트와 예금 1075만원이 전재산이었다.
조 대법관의 퇴임에서 관심을 모으는 문제가 두 가지 있다.하나는 그가 변호사의 길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다.대법관은 법관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누린 만큼 퇴임 후 경제적인 이유로 사익을 위해 한편을 변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기 때문이다.또 하나는 후임 문제다.시민들이 참여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가 조 대법관의 후임으로 여성을 포함해 개혁적인 인물을 천거하느냐에 시선이 쏠려있다.
미국에서도 여성 대법원 판사가 탄생하는데 191년이나 걸렸다.1981년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한 뒤 지금까지 24년째 재직중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71)다.최초의 흑인 대법원 판사 서굿 마셜은 1967년 임명됐다.한국의 사법 역사를 앞당길 혁신 인사가 이번에 실현될지 궁금하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04-07-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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