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생활예술 탐구의 요람인 부산예술대학이 휘청거리고 있다.올해도 신입생이 모집 정원의 절반에 그치자 급기야 32명의 교수 가운데 절반인 16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고 한다.한마디로 일거리 없으니 나가라는 얘기다.문화 입국을 지향하는 작금의 구호가 무색해진다.문제는 지금 지방에선 가르칠 학생이 없어서 존립을 위협받는 대학이 수두룩하다는 데 있다.부산예술대학 사태는 지방대학 붕괴의 본격적인 서막에 불과하다.
부산예술대학 사태가 불거지던 날 서울에선 고려대학이 대대적인 내부혁신을 들고 나왔다.전공과목 20%를 원어로 강의하는 등 글로벌화하겠다는 것이다.영어로 강의한다고 글로벌화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거니와 이른바 글로벌화가 한국 대학의 변신 모델인지도 모르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대의 몸부림은 수도권에 있는 이른바 명문대학들도 멍이 들어가고 있음을 털어 놓은 자기 고백일 것이다.
대학들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모집 정원에 구애받지 않는 수도권 대학은 경쟁력을 잃어 가고 지방에선 가르칠 학생을 확보 못해 명맥 잇기도 힘겹다.대학행정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대학정책이 없었다.대입시에 함몰되어 인재를 양성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안목을 갖지 못했다.2001년 국가 수준의 인적자원 개발정책 수립 및 총괄·조정기능을 수행한다며 명칭까지 교육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꾸며 수선을 떨었지만 결국 ‘할리우드 액션’이었다.
무너지는 대학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지방 대학들을 성원할 수 있는 장치를 생각해야 한다.대학의 구조조정을 독려해 대학의 절대 수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특히 수도권 대학의 통폐합을 강력 유도해 대학생의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면서 대학 내부의 혁신을 촉발시켜야 한다.그대신 학문영역을 다양화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고루 양성하는 질적 성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행여 교육부는 지금도 대입시 과열에 함몰되어 옴짝달싹을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부산예술대학 사태가 불거지던 날 서울에선 고려대학이 대대적인 내부혁신을 들고 나왔다.전공과목 20%를 원어로 강의하는 등 글로벌화하겠다는 것이다.영어로 강의한다고 글로벌화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거니와 이른바 글로벌화가 한국 대학의 변신 모델인지도 모르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대의 몸부림은 수도권에 있는 이른바 명문대학들도 멍이 들어가고 있음을 털어 놓은 자기 고백일 것이다.
대학들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모집 정원에 구애받지 않는 수도권 대학은 경쟁력을 잃어 가고 지방에선 가르칠 학생을 확보 못해 명맥 잇기도 힘겹다.대학행정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대학정책이 없었다.대입시에 함몰되어 인재를 양성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안목을 갖지 못했다.2001년 국가 수준의 인적자원 개발정책 수립 및 총괄·조정기능을 수행한다며 명칭까지 교육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꾸며 수선을 떨었지만 결국 ‘할리우드 액션’이었다.
무너지는 대학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지방 대학들을 성원할 수 있는 장치를 생각해야 한다.대학의 구조조정을 독려해 대학의 절대 수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특히 수도권 대학의 통폐합을 강력 유도해 대학생의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면서 대학 내부의 혁신을 촉발시켜야 한다.그대신 학문영역을 다양화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고루 양성하는 질적 성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행여 교육부는 지금도 대입시 과열에 함몰되어 옴짝달싹을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4-03-0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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