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파랑새 증후군/우득정 논설위원

[길섶에서] 파랑새 증후군/우득정 논설위원

입력 2004-02-27 00:00
수정 200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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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버스 안.옆에 앉은 20대 청년이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휴대전화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오늘 출근길에 사표를 내겠다는 내용이다.아마도 통화 상대방이 어머니쯤 되는지 설득이 잘 안되는 모양이다.“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요.”“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붙들고 있느니 당분간 백수로 지내면서 마음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볼랍니다.”

문득 얼마 전 지면에서 본 ‘파랑새 증후군’이 떠오른다.젊은이 4명 중 1명이 실업자일 정도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시대.20대 직장인의 절반가량은 수없는 도전 끝에 간신히 취업에 성공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이직을 갈망한다고 했다.남의 떡이 더 크게 보여서가 아니라 어쩌면 저 언덕 너머에는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무지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미련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파랑새를 꿈꿀 수 있는 젊음은 행복하다.어느 날 젊음이 내 곁을 떠났다고 느끼는 순간 무기력한 일상의 반복만 남는다.20여분간 버스가 떠날 듯이 큰소리로 통화하고도 한마디 인사치레조차 없이 일어서는 그 청년이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4-02-27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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