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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20나노급 D램양산 기 싸움

한·일, 20나노급 D램양산 기 싸움

입력 2011-08-10 00:00
업데이트 2011-08-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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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2위 D램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와 3위인 일본 엘피다가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앞선 미세공정 기술인 2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1m)급 제품 양산을 놓고 국가 간 자존심이 걸린 싸움에 돌입했다. 한국이 19년간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 기술 일등국가의 위상을 다시 일본에 내줄 것인지를 놓고 세계 반도체 및 정보기술(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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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다 “25나노 시제품 출하”

9일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말 25나노 2기가비트(Gb) 용량의 DDR3 SD램 시제품을 업계 최초로 출하하고 상업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쥐락펴락하던 일본은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한 이후 한국에 기술 주도권을 빼앗겨 고전해왔다.

엘피다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일본이 19년 만에 한국을 제치고 반도체 기술 우위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엘피다가 지난 5월 “7월부터 25나노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국내 반도체업계는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엘피다가 투자 자금을 모으려 기술 개발 단계를 과장한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후 엘피다는 지난달 말까지 조용한 행보를 보이다 이달 초 25나노 제품 생산을 전격 선언했다.

이어 1분기(4~6월·일본 회계연도 기준) 실적을 발표하면서 “25나노를 포함한 30나노급 이하 제품 비중을 6월 말 현재 10% 수준에서 9월 30%, 12월 55% 안팎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4기가비트 DDR3 SD램은 연말까지 생산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계 “양산 약속 못 지켰다”

20나노급은 30나노급보다 전력 소모가 15~20% 적고 크기도 작아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에서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생산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할 수 있다.

엘피다는 새 제품이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평판TV, 셋톱박스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아직도 엘피다의 제품 개발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엘피다가 지난 5월 25나노 제품의 샘플 출하와 동시에 양산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현재 이 회사가 밝힌 공식 단계는 ‘샘플 출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새 D램 칩과 모듈을 개발해 인증을 받고 PC 제조업체 등에 보내 세트 장착을 결정하기까지 적어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양산’한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국내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연말까지 20나노급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이를 ‘연내 가급적 빨리’로 전략 수정했으며, 30나노급 제품의 비중도 연말까지 50%로 높이기로 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4분기 20나노 후반급 개발을 완료해 선두 업체와 격차가 거의 없어지는 수준으로 가고, 20나노 초반급 D램은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08-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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