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소니·구글 등 불참
4∼9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올해 세빗의 주제는 ‘그린 IT’.IT산업도 전력소비량 감소 등 환경친화적 요소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뜻에서다. 세계적인 이슈와 트렌드에 맞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빗에 참가하는 업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참가업체는 5845개 사로 지난해 6153개 사보다 300개 사나 줄었다. 전시회 방문자도 감소 추세다.
주최측은 “규모는 작아졌지만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애써 자위한다. 그러나 이는 주최측의 해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비용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세계 굴지의 IT·전자업체들이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키아, 모토롤라, 소니,LG전자 등이 불참했다. 올해도 LG전자, 모토롤라, 소니, 구글은 참가하지 않았다.
●CE쇼·MWC 등에 타격 받아
세빗의 내리막길은 시기적인 문제와도 연관된다. 매년 1월에는 미국에서 세계 최대의 소비자가전전시회인 CE쇼가 개막된다.2월에는 스페인에서 MWC(옛 3GSM 세계회의)가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다. 이때 전략 제품과 새로운 트렌드가 소개된다. 세빗이 소외되는 이유다.
또 IT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세빗과 달리 디지털가전, 이동통신 등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전시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이파(IFA)는 가전 전시회로 특화시키면서 급부상했다.LG전자 관계자는 “가전분야는 CE쇼, 통신분야는 MWC에서 이미 신기술과 전략을 밝혀 세빗에 참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상반기에는 CE쇼, 하반기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IFA에 집중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이 전시회 유지 분수령
일부에서는 컴덱스처럼 세빗이 10여년간(1990∼2000년대 초)의 영화를 끝으로 문패를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컴덱스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전 회장이 MS의 핵심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IT전시회의 대명사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IT시장의 무게 중심이 디지털 가전 쪽으로 이동하고 MS,HP, 삼성전자 등 주요 IT업체들이 신제품 발표 무대를 CE쇼로 옮기면서 2003년 전시회를 끝으로 사라졌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내년에 어떤 기업들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세빗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