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개혁’ 내걸었지만 농업인·사외이사 출신 잔뜩… 농협 개혁위 인선 보니

‘외부 개혁’ 내걸었지만 농업인·사외이사 출신 잔뜩… 농협 개혁위 인선 보니

박소연 기자
입력 2026-01-21 20:13
수정 2026-01-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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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는 2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학계·농업인단체·소비자단체·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위원장으로 호선된 이광범 위원.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는 2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학계·농업인단체·소비자단체·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위원장으로 호선된 이광범 위원. 농협중앙회 제공


각종 논란으로 쇄신 압박을 받아온 농협중앙회가 ‘외부 중심 개혁’을 내걸고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인선 결과를 두고 “기존 인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위원 상당수가 농업인 단체 관계자나 농협 계열사 사외이사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회장 권한 집중 구조’를 손보겠다던 개혁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21일 농협중앙회는 이광범 법무법인 LKB평산 이사회의장(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을 위원장으로 한 농협개혁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개혁위는 지난 13일 강호동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지배구조, 내부통제 전반을 손보겠다며 만든 기구다. 그러나 ‘권한 분산’과 ‘외부 개혁’을 내세운 취지와 달리, 실제 인선을 두고는 농협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위원회는 외부위원 11명과 내부위원 3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오광수 전 민정수석과 이광범 위원장은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오 전 수석은 이재명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됐고,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대리인단 공동단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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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위원 중 상당수가 농협 계열사 사외이사 출신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이 위원장은 NH농협은행 사외이사를 2019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역임했다. 민승규 위원(세종대 석좌교수)은 NH투자증권 사외이사로 2024년 3월부터 재임 중이다. 오 전 수석은 NH투자증권 사외이사를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역임했다. 이승호 위원(농축산연합회장)은 2023년 6월부터 NH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다. 독립적인 외부 개혁을 표방한 위원회에 ‘농협 내부 사정에 익숙한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농업계 인사 구성 역시 개혁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류진호 한국4-H중앙연합회 회장,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장 등 3명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농협 안팎에서 친 농협중앙회 성향 단체로 평가되며, 외부위원으로 함께 이름을 올린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역시 이 단체 소속이다. 다만 이들 외부위원은 활동비는 받지 않는 걸로 알려졌다.

전문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회 권한 분산, 내부통제 재설계, 윤리 경영 등 개혁 과제를 설계할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김승수 변호사는 “개혁의 취지에 맞춘 내부통제, 윤리경영, 지배구조 개선 전문가를 포함했어야 한다”며 “또 위원회의 핵심은 속도감과 실효성인데,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회의 구조만 봐도 개혁 의지를 읽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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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농협을 이해하는 분을 위원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이번 개혁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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