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요소수 동났다…일상생활 대란

주유소 요소수 동났다…일상생활 대란

김승훈 기자
입력 2021-11-08 17:58
수정 2021-11-0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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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 11. 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요소수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 11. 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과 사재기가 심화하면서 서울 시내 주유소 가운데 요소수를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주유소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초 ‘이말 말 요소수 재고 제로(0)’라는 정부·업계 예상과 달리 요소수가 더 일찍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커졌다. 물류·교통·건설 현장·쓰레기 수거 등 일상생활 전반의 대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베트남 등 해외 수입처를 찾는 데 주력하는 한편 경찰 등과 함께 요소수와 요소수 원료인 요소 등의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유통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정치권에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체 주유소 470여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요소수를 판매하는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요소수를 판매하는 시내 주유소 중 탱크 저장식 요소수 판매 주유소 8곳에만 요소수가 일부 남아 있었는데 이마저도 다 떨어졌다”며 “서울에서 요소수를 구할 수 있는 주유소는 없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의 주유소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는 이날 요소수·요소 불법 유통 점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합동 점검은 ‘요소수와 요소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가 이날 시행되면서 마련됐다. 환경부는 경유차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를, 산업부는 요소 수입업자를 단속한다. 공정위는 요소수 가격 담합 여부를 단속하고, 국세청은 요소수 입고·재고·출고 현황과 매입·판매처를 확인한다. 요소수 제조·수입·판매업자, 요소 수입업자는 조사 당일 기준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보다 10%를 초과해 보관하면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단속에는 관계부처 공무원 31개조 108명이 투입된다. 경찰도 단속에 나선다. 매점매석 행위가 적발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고발 조치되며, 경찰청은 위반 사항을 즉각 수사할 방침이다. 입고·재고·출고 현황 자료 제출이나 검사를 거부하면 엄정 대처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단속 대상 업체는 1만여곳으로 추정된다. 요소 수입업체 90여곳, 요소수 제조업체 47곳, 요소수 수입업체 5곳, 중간유통사 100곳, 주유소 1만곳 등이다.

요소수 사재기 단속에 돌입했지만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뻥튀기 판매’가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10ℓ에 평소 1만원 안팎이던 요소수를 10배 이상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당장 생계 위협에 직면한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을 중심으로 구매 경쟁이 벌어지면서 금세 동이 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단속에 나섰다. 서울시는 “요소수 사재기 단속은 서울시 특사경 업무 범위 안에 들어간다”면서 “특사경을 중심으로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베트남 등으로부터 약 1만t의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다음주 중 차랑용 요소 200t을 도입하는 것은 이미 확정됐다. 호주에서는 전날 발표한 2만ℓ보다 7000ℓ 많은 2만 7000ℓ를 수입한다. 요소 수입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5~6.5%가 적용되는 관세율은 0%(무관세)로 인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요소수 수급 불안과 관련, “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국내외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라. 매점매석을 철저히 단속하고, 공공 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총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초기에 적극성을 띠고 했다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프게 반성한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호주 외 다른 나라 추가 수입과 관련, “특정 국가의 이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10여개 나라에서 호주와 같은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정부는 군용기 외 민항 화물기를 활용한 요소수·요소 수입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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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는 디젤(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국내 경유차 요소수 생산 원료의 97%를 수출하는 중국이 지난달 15일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 요소수 공급망이 무너졌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광재 의원과 만나 “한국 시장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날 것은 중국도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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