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 주52시간 조기 도입 공감… 해법은 팽팽

은행권 노사, 주52시간 조기 도입 공감… 해법은 팽팽

최선을 기자
입력 2018-05-31 22:52
수정 2018-05-3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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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사회적 요구 커지자 논의

노조 “근로시간 측정 시스템부터”
사측 “유연·탄력근무로 해결 가능”


은행권 노사가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실질적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노조는 ‘공짜 노동’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는 시스템부터 마련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유연근무, 탄력근무로 해결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전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교섭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도입안을 논의하고 근로시간 단축, 고용 확대, 출퇴근 시간 측정 시스템 도입, 휴게 시간 보장 등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근로시간 측정 시스템 도입이 선행돼야 실질적인 주 52시간 근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은행권의 PC오프제, 자율출퇴근제 등은 연장근무 수당을 제한할 뿐 현실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지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주 68시간이든 52시간이든 일한 시간을 정확히 재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보여주기식으로 제도를 도입하고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섭에 참여한 한 시중은행장은 “개인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잘못하면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덜 바쁠 때 늦게 출근하는 등의 유연근무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은행별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인사, 국제금융, 공항점포 등 20여개 직무는 조기 도입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전날 교섭이 끝난 뒤 “조기 도입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을 했다”면서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는 별개이기 때문에 실무 협의나 임원급 협의에서 이견을 좁혀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인원 확충 등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서 다양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얘기했는데, 이는 현재 본점 부서나 영업점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라면서 “당장 오는 7월 조기 도입이 쉽진 않아 보이지만 연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은행권 조기 도입을 요청하는 등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자 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가장 먼저 IBK기업은행이 오는 7월 도입을 목표로 관련 방안을 준비 중이고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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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8-06-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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