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 성장 어떻게 달성했나
정부소비 2.3% 늘어 ‘추경 효과’정부 ‘네바퀴 성장’ 디딤판 될 듯
내수 계속 부진 땐 역풍 우려도
부두 가득 채운 수출용 컨테이너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1.4%의 ‘깜짝 성장’을 달성한 가운데 2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가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컨테이너들로 가득 차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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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깜짝 성장의 ‘1등 공신’은 수출이다. 수출 증가율은 6.1%로 2011년 1분기 6.4% 이후 최고치다. 지난 9월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55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정부소비도 2.3% 늘어나며 2012년 1분기 2.8% 이후 가장 높았다. ‘추경 효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향후 정책 운용 과정에서 경기 부양에 대한 부담감을 일정 부분 떨쳤다고 볼 수 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디딤판을 마련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앞서 지난 7월 공개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는 3%대 견실한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경제,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이라는 ‘네 바퀴 성장론’을 제시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3분기나 4분기 성장률이 나빠진다면 당장 정부 정책의 재량 여지나 활동 폭이 좁아질 수 있었다”면서 “정부가 호흡을 길게 갖고 가면서 원래 하고자 했던 정책을 펴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올해와 같은 3.0%로 예상했고, 한국은행은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은 2.9%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을 2.9%로 예상했던 국회예산정책처도 내년 성장률을 2.8%로 올해보다 0.1% 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 때문에 성장률 둔화를 차단하거나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내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경기를 끌어올렸다면 이제 일자리도 늘어나고 소비도 증가하면서 내수가 뒷받침을 해 줘야 하는데 내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3%대 성장을 경기 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내수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10-27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