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기업선택 이유’, GS는 ‘과정’을 묻는다

“본인이 회사를 선택할 때 기준은 무엇이며, 왜 현대자동차가 그 기준에 적합한지를 기술해 주십시오”(현대자동차)

“성장과정 및 학창시절에 대해 작성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현실적인 대안을 새롭게 제시해 실행에 옮겼던 경험에 대해 작성해 주십시오”, “새로운 환경이나 조직에서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만들었던 경험과 이를 위해 본인이 했던 구체적인 노력에 대해 작성해주십시오”(GS에너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지원자들에게 요구한 지원서 항목이다.

1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 상반기 신입 공채를 시행하는 10대 그룹 계열사의 지원서 항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직무적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공통적이었지만 기업별로 구체적인 질문에서 차이를 보인다.

지원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각 기업의 차이를 인식하고 본인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별로 질문이 다르긴 하지만 지원자의 직무적합성 만큼이나 ‘기업적합성’을 무게 있게 다룬다.

해당 직무에 왜 지원했는가뿐만 아니라 회사 선택의 이유를 함께 묻는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가치(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존중, 글로벌 지향) 중 현대제철이 왜 그 가치가 부합하는지 본인의 의견을 서술하라’고도 요구한다.

GS그룹은 각 문항에서 ‘과정’을 중요시한다. 성장과정, 학창시절, 문제해결 과정, 동료들과 협업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해달라는 식이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문항이 다르지만, 마지막에 추가 질문을 남겨놓은 게 특징이다.

“상위 질문으로 자신을 다 소개하기엔 부족하셨나요? 자신을 더 소개할 수 있는 문서나 이미지가 있으면 첨부해주세요”(한화케미칼), “이력서 기재사항 외에 귀하를 채용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그 이유를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한화생명)과 같은 식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한화는 정해진 틀 내에서 지원자가 미처 본인에 대해 어필하지 못한 점을 알릴 기회를 주는 게 특징”이라며 “인·적성시험 폐지 이후 서류 단계에서 지원자 검증이 더욱 강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질문은 유독 길다. 대부분 계열사가 같은 항목을 묻는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 중 가장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일을 하게 된 이유와 그때 느꼈던 감정,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생각, 결과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주십시오 (1000 자 10 단락 이내)”와 같이 질문 하나가 150자 안팎에 이른다.

반면 롯데그룹은 단답형 질문이다. 직접적으로 ‘지원동기 : 지원동기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주세요’라고 묻는다. 성장과정, 사회활동, 직무경험, 입사 후 포부 등도 적어야 한다. 답변은 500∼800자로 제한된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원서 문항 구성 단계부터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며 “취준생들 역시 지원 기업별 특성을 파악하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어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