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8만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8만개’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5-10-28 00:48
수정 2015-10-2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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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4 기업경영분석

열심히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해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8만개가 넘는다. 아예 적자를 내는 기업은 7만개에 육박한다. 저금리로 연명하는 이들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이 분석 대상 기업(26만개)의 32.1%다. 8만 3400여개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 즉 아예 적자를 낸 기업은 26.5%다. 6만 8900여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과 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가장 높다. 이자도 제대로 못 갚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영업활동을 해도 이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은이 제조업체 12만개의 재무제표를 오름차순으로 정리해 보니 하위 25%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15.6%에서 지난해 -16.0%로 감소 폭이 커졌다. 하위 25%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3년 -0.7%에서 지난해 -1.4%로 더 악화됐다. 물건을 만들어 팔수록 손해가 더 났던 것이다.

전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1.6%로 나타난 것은 그나마 ‘평균의 함정’이었다. 특히 미국(2.4%)과 일본(2.8%)은 제조업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제조업은 절대 위기 상황인 것이다.

반면 제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13년 513.6%에서 지난해 412.2%로 100% 포인트 이상 줄었다. 지난해 8월과 10월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 부담이 많이 줄어든 덕분이다. 금융비용이 줄었지만 워낙 영업이익이 늘지 않아 매출액 대비 세전(稅前) 순이익률도 4.7%에서 4.2%로 줄어들었다. 반면 모든 산업의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은 3.3%로 전년보다 0.4% 포인트 늘었다. 한은 측은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채무액을 출자로 전환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영업 외 수익을 늘린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장사를 잘한 게 아니라 보유한 자산을 팔아 얻은 수익을 늘린 것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좀비기업 중에는 금융지원을 당장 중단해야 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한계적으로 금융지원을 해 줄 가치가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며 “좀비기업을 모두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옥석을 가려 분류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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