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13만명 대상 지방간과의 상관성 분석결과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운동량이 적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위험이 최대 36%까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사람의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대부분 무증상이며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아도 무심코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다른 만성 간염처럼 지방간염(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상태)을 거쳐 간경변(간 조직이 섬유화되고, 간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 또는 간세포암(간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유승호·장유수·조용균 교수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13만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량과 앉아서 보내는 시간을 조사한 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운동량에 따라 적극 신체활동그룹(하루 60분), 최소 신체활동그룹(하루 30분), 비신체활동그룹으로 나누고, 앉아있는 시간은 10시간 이상, 5~10시간, 5시간 미만으로 구분했다.
이 결과 건강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신체활동을 하는 그룹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그룹보다 지방간이 20% 적게 관찰됐다.
흥미로운 건 적극적으로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그룹에 속한 경우라도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사람은 운동량과 상관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그룹보다 지방간이 9%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신체활동량이 부족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10시간 이상인 그룹은 건강증진 신체활동을 하면서 5시간 미만으로 앉아 있는 그룹보다 지방간 유병률이 36%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자와 지방간 발병의 직접적 인과관계보다는 의자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운동시간이 부족해져 지방간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상관관계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호 교수는 “만성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앉아서 보내는 시간도 같이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화보다는 직접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거나 근무 중간에 가벼운 걷기를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질환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Hepatology) 온라인판에 ‘의자가 수명을 줄인다’(Our chairs are killing us)라는 전문가의 논평과 함께 이날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