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500만~7000만원 절반이 세금 줄어… 소득재분배 효과 ‘허점’

연봉 5500만~7000만원 절반이 세금 줄어… 소득재분배 효과 ‘허점’

장은석 기자
입력 2015-04-07 23:48
수정 2015-04-08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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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연말정산 분석’ 살펴보니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205만명(15%)이 올해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더 냈다. 총 1639억원이다. 정부는 당초 연봉 5500만원 이하 구간에서는 세금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연봉 5500만~7000만원 사이의 48만 8000명(43%)과 연봉 7000만원이 넘는 6만 4000명(4.4%)은 세금이 오히려 줄었다. 정부가 세법 개정의 주된 근거로 제시했던 ‘소득 재분배’ 효과에도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정부 표현대로 세금 ‘폭탄’이 아니라 ‘수류탄’ 정도라고 해도 다치고 아픈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직장인들의 불만이 폭발했던 데도 어느 정도 이유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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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왼쪽 세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에서 연말정산 보완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최경환(왼쪽 세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에서 연말정산 보완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기획재정부가 7일 발표한 ‘2015년 연말정산 결과 분석’을 보면 지난해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1361만명 중 15%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2013년 세법개정 때문에 총 1639억원의 세금을 더 냈다.

연봉 수준별로 1인당 늘어난 세금을 보면 2500만원 이하 근로자 11만명이 4만 2000원씩, 2500만~4000만원 사이 142만명이 8만 5000원씩, 4000만~5500만원 사이 52만명이 7만 4000원씩이다.

‘싱글세’도 사실로 드러났다. 세금을 더 낸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 중 73%(150만명)는 1인 가구였다. 싱글세는 1인당 8만원 수준이다. 연봉 5500만원 이하의 세 자녀 이상 가구와 출산·입양 가구 중 30%(13만명)가 세금이 늘었다. 정부가 다자녀 추가공제, 6세 이하 자녀공제, 출산·입양 공제 등을 자녀세액공제로 합치면서 혜택이 줄었기 때문이다. 더 낸 세금은 세 자녀 이상 가구가 평균 11만원, 출산 가구가 평균 24만원이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목적이었던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성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액공제는 소득에 관계없이 세금을 일률적으로 깎아 줘서 통상 고소득자에게 불리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연말정산 파동의 진앙지는 정부가 세금이 줄어든다고 장담했던 연봉 5500만원 이하 중산층과 저소득층”이라면서 “이 구간에서 세금이 늘어난 월급쟁이가 있고 세금이 줄어든 고소득층이 있는 만큼 정부가 소득 재분배 효과 개선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실효세율(소득 대비 실제 낸 세금 비율)이 1.32%에서 1.29%로 떨어졌다”면서 “반면 연봉 5500만~7000만원은 4.26%에서 4.3%로, 7000만원 초과는 10.67%에서 11.86%로 늘어나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연말정산 분석 결과에서 과세 미달자를 포함시키는 등 감세 효과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반박 자료를 냈다. 기재부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과세 미달자가 과세자로 바뀔 수 있어 과세 미달자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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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04-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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