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인하 놓고 정부-업계 충돌

휘발유 가격 인하 놓고 정부-업계 충돌

입력 2015-01-09 14:20
수정 2015-01-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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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름 값 내려라” vs 업계 “시장경제 훼손”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의 하락이 국제유가 하락의 속도에 못 미치는 만큼 서민경제를 위해 업계가 좀 더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

”기름 값을 자율화할 때는 언제고 시장경제 체제에서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제품 가격인하를 추진하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열린 ‘석유 및 LPG 유통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참석한 석유·LPG 유통협회와 소비자단체에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 석유제품과 LPG 판매가격에 반영되도록 업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왼쪽 네번째부터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연합뉴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 제품 가격인하를 추진하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열린 ‘석유 및 LPG 유통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참석한 석유·LPG 유통협회와 소비자단체에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 석유제품과 LPG 판매가격에 반영되도록 업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왼쪽 네번째부터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연합뉴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업계에 기름 값 인하를 압박하자 업계가 발끈하면서 또다시 기름 값을 둘러싸고 정부와 업계가 충돌했다.

정부는 휘발유 가격 인하 등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를 내세우지만 업계는 정부가 세금은 내리지 않으면서 업계만 압박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9일 오전 석유·LPG 유통업계 간담회를 열어 업계가 석유제품 가격 인하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지역 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800원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는 만큼 일선 주유소들이 가격을 더 내릴 소지가 있다는 논리다.

이처럼 정부가 휘발유 판매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국제유가 하락을 기회로 삼아 실질적인 소비자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서민경제에 온기가 돌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제유가가 하락해 석유·화학제품 원가가 인하됐으므로 이것이 가격에 적절히 반영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다른 분야에서도 유가 인하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의 구매력,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내수가 활성화되고 경제 선순환 구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휘발유가격뿐 아니라 버스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 폭 제한을 유도하는 등 국제유가 하락이 실제 국민 생활에 반영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석유·LPG 업계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할 제품가격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업계가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휘발유가격을 내리고 있는데 정부가 업계 대표들을 소집해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세금 때문에 주유소가 유통마진을 줄여서 휘발유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1천300원 이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무엇보다 ℓ당 890원가량의 세금을 인하하지 않는 한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휘발유 가격의 판매가격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휘발유 판매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월 49%에서 12월 말엔 56%까지 치솟았다.

휘발유 1ℓ에는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붙는다.

한 서울시내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도 위치와 고용인력, 세차서비스 여부 등을 고려한 판매전략에 따라 가격을 결정한다”면서 “판매가격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며 정부는 유류세부터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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