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유통업계 첫 ‘PC 오프 제도’ 도입
현대백화점이 퇴근 무렵 업무용 개인용컴퓨터(PC)의 전원을 자동으로 끄는 ‘PC 오프 제도’를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에서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정시 퇴근을 장려하려고 PC 오프 제도를 운영한 선례가 있지만 유통업계가 실행에 옮긴 것은 처음이다.직원들이 야근을 못 하도록 아예 컴퓨터를 꺼버리자는 것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부터 업무혁신 차원에서 정시 퇴근 운동을 벌였지만, 업무량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 남아서 일을 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일할 때 몰입도를 높이고 저녁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지난해 초부터 PC 오프 시스템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라”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조직문화가 우리의 경쟁력이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인 만큼 임직원 모두 ‘나부터 바꾸자’라는 의지를 갖고 스스로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하자”고 강조했다.
조직문화 개선 차원에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출산휴가 신청과 함께 1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임신 12주 이내·36주 이상 여직원 대상 유급 2시간 단축근무제, 배우자 출산 시 최대 30일의 유급휴가를 주는 ‘아빠의 달’ 등의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4-01-15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