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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 후려쳐” 산업장관 발언에 해운업계 ‘발끈’

”납품가 후려쳐” 산업장관 발언에 해운업계 ‘발끈’

입력 2013-03-27 00:00
업데이트 2013-03-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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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격협상도 안해 ‘후려치기’ 불가능”

대형 해운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조선소에 ‘가격 후려치기’를 했다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을 해운업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윤 장관은 27일 경총포럼 강연에서 “우리가 석탄 공동구매를 하겠다고 한 것은 일차적으로 중소 조선소를 살리려는 것이었다”며 “체결식을 할 때 정부가 결단한 것이니 가격을 잘 쳐달라고 선사에 부탁했는데 갑을 관계가 바뀌니 달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남동발전 등 5개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유연탄 수송에 사용할 15만t급 벌크선 9척에 대해 지난달 주요 해운기업들과 체결한 장기(18년) 용선계약에 관한 지적이다.

현대상선·STX 팬오션 컨소시엄이 5척, 한진해운·SK해운 컨소시엄이 4척을 각각 국내 중소 조선소에 발주하면 완성된 배를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빌려 유연탄을 수송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대형 해운사들이 중소 조선소를 대상으로 선박 건조가격을 지나치게 깎아 상생의 원칙을 깨려 한다는 것이 윤 장관의 지적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아직 조선소들과 가격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가격 후려치기’를 할 수 있겠냐며 들끓는 분위기다.

한 해운기업 관계자는 “조선소로부터 예정가격만 받았고 아직 네고(협상)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가격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지도 않았는데 대체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운경기 침체로 선박 건조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는 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일부 조선소들의 민원에만 귀를 기울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선박 과잉공급 등의 여파로 17만t급 벌크선 건조가격은 2008년까지만 해도 미화 1억2천만달러에 달했다가 최근에는 4천만달러대로 3분의 1 수준까지 내려갔다.

게다가 선박 용선료가 하루 1만달러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세대로 배를 건조해 18년 동안 빌려줘도 수익을 낼 수 없다. 해운업계는 용선료로 하루 1만5천달러 정도는 받아야 어느정도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 조선소라고 해도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빅2’를 제외한 웬만한 해운회사보다 규모가 큰 경우가 많은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한다’는 식의 경제민주화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중에서 중소기업이라는 이야기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소기업’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며 “장관이 한 말이라 대놓고 반박할 수는 없지만 이걸 ‘손톱 밑 가시’에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 표현”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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