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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줄 모르던 스마트폰값 아래로 아래로

하늘 높은줄 모르던 스마트폰값 아래로 아래로

입력 2013-03-08 00:00
업데이트 2013-03-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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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 거품 뺀 스마트폰 뜬다

스마트폰 가격의 하향 평준화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하던 지난해 말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8일 통신·전자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올해 들어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시장을 과열시킨 이동통신사들이 차례로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데 이어 나타난 현상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제품은 팬택의 베가 넘버6다. 지난 1월 말 공개된 이 제품은 국내 최대 크기인 5.9인치 화면에 첫 풀HD 스마트폰으로 출시됐음에도 출고가는 84만9천원으로 책정됐다.

원래대로라면 팬택 라인업 가운데 최고급(하이엔드) 제품인 베가 넘버6는 100만원 안팎의 출고가를 매겨야 했다.

지난해 출시한 전작 베가R3의 출고가가 99만9천원으로,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108만9천원)와 10만원도 차이가 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베가 넘버6의 가격 책정은 파격적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4.65인치 스마트폰 갤럭시팝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 제품은 보급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쿼드코어 AP와 슈퍼 아몰레드(AMOLE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하고 운영체제도 안드로이드 4.1.2 ‘젤리빈’을 적용하는 등 갤럭시S3와 비교해 사양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출고가는 79만원선으로 갤럭시S3와 비교하면 약 10만원가량 저렴하다.

LG전자는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 출시 이후 ‘전략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넘겨준 옵티머스LTE2의 후속작 옵티머스LTE3로 대응했다.

옵티머스LTE3는 듀얼코어 AP를 장착하는 등 사양이 낮은 대신 출고가도 파격적으로 60만원대 중반으로 책정했다.

제조사들이 앞다퉈 제품 출고가를 낮추는 것은 지난해까지의 스마트폰 시장은 최고급 제품으로만 구성됐지만 올해부터는 대중화가 시작돼 중저가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고루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불법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사전에 대비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으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출고가에서 거품을 걷어야 한다고 줄곧 제조사에 요청해왔다”며 “이제 조금씩 출고가 현실화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출고가가 낮은 제품군을 ‘착한 단말’로 선정해 일선 영업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적극 구매를 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도 “아무래도 경기 여건 상 출고가 거품이 빠진 제품을 일선에 전진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출고가를 낮추더라도 수익에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고가가 높으면 보조금·리베이트·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지만 출고가가 낮으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출고가가 낮아지면 휴대전화 판매점이 운용할 수 있는 보조금 총액이 줄어 어느 대리점·판매점에서나 제품 가격이 비슷하게 형성되는 장점도 있다.

억울하게 비싸게 제품을 구입해 불만을 품은 소비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상당수 소비자가 출고가를 실제 제품 가격으로 인식하는 만큼 출고가가 낮으면 그만큼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는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팝을 뺀 대다수 스마트폰 가격을 일관되게 높게 유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높은 가격이 높은 제품 인지도와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보장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셈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제조사들에 수차례 출고가 인하를 요청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다소 경직된 가격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이달 중 공개될 갤럭시S4에도 100만원 안팎이나 그 이상의 높은 출고가를 책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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