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기 무한탐욕’ 원가 내려도 식품가 대거 인상

‘정권교체기 무한탐욕’ 원가 내려도 식품가 대거 인상

입력 2013-02-20 00:00
수정 2013-02-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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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곡물가 하락하고 원화 강세로 원재료 수입가격 하락업체 영업익 증가율 CJ 45%, 대상 33%, 샘표ㆍ롯데칠성 68%

국제 곡물가격의 뚜렷한 하락에도 식품 가격이 무더기로 올라 불황에 시달리는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비용 부담이 늘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변명을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국제곡물가격이 크게 내린데다가 원화 강세까지 겹쳐 업체들의 원재료 수입 부담이 줄어 수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때문에 식품기업들이 당국 감시가 소홀한 정권 교체기를 맞아 수익을 극대화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제품 가격을 무작정 올린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 식품기업 원가부담 되레 감소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들은 최근 식품 가격을 무더기로 올렸다.

인상 품목은 두부, 콩나물, 과자,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술, 음료수, 우유 등 거의 모든 제품을 망라한다.

가격을 올린 대표 기업은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리온, 크라운제과, 농심, 샘표식품, 대상, 대한제분,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한국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동원F&B, 서울우유 등이다.

거의 모든 식품기업이 ‘묻지마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한 셈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져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내놓는 세계식량가격지수 자료를 보면 이런 변명이 어불성설임을 금방 알 수 있다.

FAO는 곡물, 유지류, 육류, 낙농품, 설탕 등 주요 농산물의 국제가격동향을 살펴 매월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한다.

지난해 세계식량가격지수 연평균은 212로 전년(218)보다 되레 하락했다. 설탕 가격은 17%, 유제품은 15%, 유지류는 11% 급락했다. 곡물과 육류도 각각 2.4%, 1.1% 하락했다.

원재료 가격의 하락 덕에 식품기업의 이익은 급증했다.

국내의 대표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천461억원으로 전년보다 45% 급증했다.

대상의 순이익 증가율은 33%, 샘표식품과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68%에 달한다. 하이트진로의 순이익은 무려 107%, 대한제분은 920% 급증했다.

◇ 국제 곡물가 ‘뚝뚝’…”2분기엔 가격 내려야”

식품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 국제 곡물가격 급등이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므로 식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엄살을 떤다.

이 또한 설득력이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해 9월 이후 국제곡물가격이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263이었던 FAO 곡물가격지수는 10월 260, 11월 256, 12월 250, 올해 1월 247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국제 곡물가격은 올해 들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남반구 지역의 생산량 증가와 북반구의 재배면적 확대로 밀, 옥수수, 콩 등의 곡물 가격은 올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원화 강세 요인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5월 말 1,180.3원이었던 달러당 원화 환율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해 연말에는 1,070.6원으로 100원 이상 떨어졌다.

이는 원화 강세로 외국에서 달러로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식품기업들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작년 하반기 곡물가격의 급등을 원화 강세가 상당 부분 상쇄했다”며 “이는 지난해 증시 침체에도 식품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인 요인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환율을 고려한 올해 2분기 곡물 수입가격이 1분기에 비해 콩은 10%, 옥수수는 6%, 밀은 2.4%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전민선 간사는 “가격을 올려야 할 때는 잘 올리지만, 내려야 할 때 잘 내리지 않는 국내 식품기업의 행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한석호 부연구위원은 “국제 곡물가격의 뚜렷한 하락 추세와 원화 강세로 말미암은 수입비용 감소를 고려한다면 올해 2분기에는 당연히 식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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