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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방송, 외국어 남발…잘못된 사회추세

홈쇼핑 방송, 외국어 남발…잘못된 사회추세

입력 2012-01-12 00:00
업데이트 2012-01-1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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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홈쇼핑 언어사용실태 조사 발표

“스타일을 파워풀하게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현대홈쇼핑), “오리털 점퍼지만 슬림해 보이는 포인트가 살아있다는 거에요”(CJ홈쇼핑). “시크한 느낌과 질감이 잘 표현되는 디자인”(GS홈쇼핑)

TV 홈쇼핑 방송에 불필요한 외국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기됐다.

방통심의위는 작년 11월22일 오전 방송된 CJ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등 5개 홈쇼핑의 방송 프로그램을 분석한 ‘케이블TV 상품판매방송의 언어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홈쇼핑방송의 진행자가 같은 뜻을 가진 한국어 어휘가 있음에도 외국어 사용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홈쇼핑은 팩 상품을 판매하면서 “밍크 같은 터치감으로”, “장갑은 한쪽을 잃어버리기 딱 좋은 아이템이잖아요” 등의 표현을 사용했는데 ‘터치감’은 ‘촉감의’로, ‘아이템’은 ‘물건’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외국어의 남발은 의류 제품(오리털 점퍼)을 소개한 CJ홈쇼핑의 프로그램에서 특히 심했다.

70분 짜리 방송이었지만 ‘덕다운’(오리털), ‘블랙한 톤’(검은 색조), ‘아웃도어’(야외 활동복), ‘그레이컬러, 옐로 컬러, 핑크 컬러’(회색, 노랑, 분홍), ‘베스트에서 팬츠까지’(조끼에서 바지까지), ‘스포티한’(활동적인), ‘스티치’(바늘땀), ‘샤이니한’(반짝거리는) 등 16회나 지적됐다.

불필요한 외국어의 사용은 조사 대상 프로그램 모두에서 발견돼 ‘헤어’(→머릿결), ‘론칭’(→발매)ㆍ’마그네틱’(→자석), ‘컬러’(→색상), ‘핸들’(→손잡이), ‘네일 컬러’(→손톱 색), ‘내추럴한’(→자연스러운) 등이 잘못된 표현으로 꼽혔다.

보고서는”홈쇼핑 진행자가 부자연스러운 외래어와 외국어, 어려운 전문용어를 남용하고 있다”며 “외국어의 남용은 잦은 외국어의 사용을 지식과 기품의 지표로 잘못 여기는 사회적 추세의 반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객이나 시청자가 아니라 제품에 대해 경어를 사용하는 잘못된 경우도 많았다.

”연말이 되면 모임도 굉장히 많아지실 거고요”(농수산 홈쇼핑), “우리 ○○○는 아이들의 두뇌를 단순하게 자극시켜 주시는 게 아니라”(롯데홈쇼핑), “수분이 달아나실 틈이 없어지실 겁니다”(현대홈쇼핑) 등이 잘못된 표현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또 반품이 가능한 것을 두고 ‘무료 체험’이라고 소개하는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도 있었으며 시제가 맞지 않거나 주술관계가 어긋나는 비문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홈쇼핑 방송은 건전한 상행위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외국어로 이미지를 포장해서는 안되며 진행자는 자신의 표현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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