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구조조정 점화?

은행 구조조정 점화?

입력 2008-10-30 00:00
수정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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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20% 재배치… 외환·신한 조직 슬림화

농협중앙회가 본부 인원 20% 감축 등 대대적인 조직축소에 나선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비상 조치지만 내부에서는 ‘대폭적인 정리해고의 수순이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국책은행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기에 시중은행들도 본점 조직 축소와 지점 증설 중단 등 몸집을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구조조정의 위기감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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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인력 재배치 대량 정리해고 수순?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23일쯤 본부 각 부서에 기존 사업 인원의 20% 정도를 지점 등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기존 예산 삭감 등 운영효율 제고와 함께 본점 인력을 지점으로 돌려 지점의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재배치 인원이 정해지면 조직관리팀 등 관련 부서에서 조정,11월 말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인력 재배치가 확정된다. 농협 전체 정규직 1만 7800명 중 본부 직원은 2500명. 인원 조정은 500명 선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직원들과 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다.‘20%’라는 숫자 자체도 상당하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대대적인 희망퇴직의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농협의 한 직원은 “본점에서 지점으로 밀려난 인원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50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동요가 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여수신 규모가 얼마 전까지 국민에 이어 2위였지만 이제는 우리, 신한 등에 밀려 ‘이러다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직원들에게 퍼져 있다.”면서 “본부에서 줄어든 인력은 기존 본부 소속에서 지역 소속으로 전환되는 부서에 주로 배치되고, 지점에 배치되는 숫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점 영업력 확충의 효과는 실제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른 은행들도 구조조정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미 국책은행과 농협 등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을 지시하고, 은행들은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은행권 구조조정 총대를 이 금융기관들이 메고, 은행권 전반으로 ‘은행 책임론’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을 대상으로 지급보증을 하고 은행채를 대거 매입한 것은 일종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그에 준하는 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위기감, 은행권으로 확산되나

다른 은행들 역시 조직 슬림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위기극복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국내 100여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한편 본부 부서를 축소하기로 했다. 신한은 개인, 기업부문 등 각 사업부문에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마케팅과 기획 등 중복 업무를 통합,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 인사이동 전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한 달 전부터 부서별 중복 업무유무에 대한 진단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본부 부서 축소를 진행한 데 이어 저수익, 저성장 점포와 자동화점을 통폐합해 긴축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은행 역시 점포 증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 역시 본부 조직 축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인원 감축 등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들이 본점은 비대하고 영업점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본점 슬림화는 각 은행 노조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조직축소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된다면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8-1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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