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몰려 유동가능액 미미
시중은행들이 보유 중인 외화자산의 유동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들도 자구 노력을 하라.’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문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쉽게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 주식·채권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10분의1 정도인 데다 이마저도 국제 금융시장 악화로 제값을 받고 거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유동외채 2223억달러 중 은행들의 단기외채 비중은 전체 유동외채의 73.1%인 1623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외화유동성 문제가 생겼을 때 자구노력을 통해 줄일 수 있는 민간(은행 포함)의 해외유동자산 규모는 1825억달러로 9월 말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의 76.1% 정도다.
일단 국민, 우리은행 등은 “그동안 외화증권 처분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왔지만 더 처분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으며 하나은행도 “유럽 등 해외채권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외화표시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외화대출에 몰려 있어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액수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부보증채권(ABS) 발행 등으로 외화대출을 유동화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국제 채권시장이 과거의 5% 물량 정도만 거래되는 상황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동화할 수 있는 외화채권·주식 등의 규모는 전체 외화자산의 일부에 불과하다.6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권 중 외화자산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의 경우 전체 301억 9000만달러의 자산 중 유가증권은 17억달러 정도다. 이어 ▲농협 22억달러 ▲신한 21억 7000만달러 ▲외환 20억달러 정도의 유가채권·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조건 없이 바로 매도할 수 있는 매도가능주식·채권은 절반 수준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8-10-07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