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제금융안 통과 이후] 달러부족·내수위축 심화 우려

[美구제금융안 통과 이후] 달러부족·내수위축 심화 우려

이두걸 기자
입력 2008-10-06 00:00
수정 2008-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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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투자수지 유출초과 100억불 ‘사상최대’

국내로 들어오는 돈은 줄고 나가는 자금은 늘어나면서 올해 직접투자수지의 유출초과가 사상 최대 규모인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국내 달러부족 사태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의 투자부문에 타격을 주면서 내수를 위축시키고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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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직접투자수지 유출초과액은 96억 611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2억 300만달러에 비해 거의 2배로 뛰었다. 유출 초과액은 1∼8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직접투자 수지는 1∼8월 기준으로 ▲2002년 -5억 7390만달러 ▲03년 -6억 130만달러 ▲04년 20억 2380만달러 ▲05년 9억 4350만달러 ▲06년 -19억 3970만달러 등이었다. 수치에서 마이너스는 유출 초과를, 플러스는 유입 초과를 뜻한다.

직접투자수지가 악화된 것은 내국인들의 해외직접투자에서 유출초과가 확대됐기 때문. 작년 같은 기간의 68억 8720만달러보다 40.7% 늘어난 96억 872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한국 직접투자도 28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은 같은 기간 261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6억 8420만달러에 비해 1.5%에 그쳤다. 이는 1980년 수치인 126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올해 들어 회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직접투자는 배당이나 자본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증권투자와 달리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10% 이상 인수하거나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수지에서 유출초과액이 많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로 회수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해외투자 확대는 정부의 정책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2005∼2006년에 수급조절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규제완화에 적극 나섰다. 외화유동성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부메랑’을 맞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 수지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는 점이다. 외국 기업은 한국에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데 국내 기업만 해외진출을 가속화, 국내 경제의 현안인 달러 유동성 부족뿐 아니라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 적극적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은 국내의 투자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면서 “단기적인 유동성 대책보다는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8-10-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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