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돋보기] 비과세·감면 226개 항목 축소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비과세·감면 226개 항목 축소 논란

입력 2006-02-06 00:00
수정 200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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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세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저출산·고령화대책,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원 조달과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의견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것이 ‘비과세·감면제도’다.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수 있는 세율인상이나 세목신설보다는 비과세·감면 항목 축소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재검토는 필요하지만 생산활동에 기여하거나 서민생활 안정에 필요한 세금감면은 존속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로자, 농어민, 중소기업 관련 비과세·감면은 유지”

재정경제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6년 업무계획’에서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더라도 근로자와 농어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 등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지원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최근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의 하나로 ‘1·2인 가구에 대한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 방안을 내놨다가 국민의 반발과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좌초되는 등 제대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혼란을 겪었다.

이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근로자와 농어민 등 사회적 약자만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가라앉히고 정상적으로 논의를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비과세·감면제도는 일정 목적을 위해 특례 규정을 만들어 일시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비과세·감면 대상은 모두 226개 항목에 감면액은 19조 9878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올해 비과세·감면 항목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올해 일몰(日沒)을 맞는 55개 항목을 우선 검토대상으로 삼고 있다.

●어떤 항목 사라지나

올해로 시한이 끝나는 비과세·감면 항목 가운데 감면액이 가장 큰 것은 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해 세금을 줄여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로, 지난해 감면액은 2조 5698억원이었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9689억원), 창업중소벤처기업 세액감면(2408억원), 신협 등 조합법인 당기순익 법인세 저율과세(2136억원),2000만원 이하 조합예탁금 비과세(2104억원) 등도 덩치가 큰 항목이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임주영 교수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예로 각종 세금우대 저축을 꼽았다. 그는 “현실적으로 저축증대보다는 세금을 덜내려는 목적으로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시투자세액공제, 연구개발 관련 항목 등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정부의 지원이라는 측면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구체적인 축소 항목과 규모에 대한 언급은 꺼리고 있다.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논란에서 나타났듯이 항목 하나하나가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경부가 지난해 ‘조세특례 및 제한에 관한 기본계획’에서 해마다 비과세·감면 규모를 10%씩 줄이겠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 감면액은 2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국민의 세금부담은 실질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토론 통해 합의 도출해야”

전문가들은 ‘정부는 비과세·감면 항목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토론 과정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고, 정치권은 거시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대 경제학과 홍기택 교수는 “비과세·감면 축소는 종합적으로 경제상황을 살펴보면서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내놓다 보니 반발이 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대학원의 유일호 교수는 “원칙적으로 일몰 시한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모든 항목마다 다 만든 이유가 있으므로 폐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정치권과 정부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충분히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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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6-02-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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