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단체장은 회장으로 뽑히고 나면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강력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안팎으로 뛰어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단체장으로 선출되고도 그 사실을 적극 홍보하지 말 것을 지시한 단체장이 있어 배경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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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탁 한국건설경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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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탁 한국건설경영협회 회장
대형 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는 지난달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변탁 태영 부회장을 6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변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원사간 결속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면서 건설시장에서 건전한 ‘경쟁의 룰’을 강조했다.
이어 “규모·지역별·업역별 단체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투명 경영을 통한 기업의 윤리의식과 시장 경쟁에서 정도를 걷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변 회장은 자신의 회장 선출 사실을 외부에 적극 알리지 말 것을 협회 사무국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이 선출이지 서로 회장직을 맡지 않으려고 하는 바람에 사실상 추대로 회장이 됐다. 대한건설협회장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출됐고, 신임 권홍사 회장이 적극적으로 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건설업계는 변 회장이 적극적인 홍보를 자제하는 것을 협회의 정체성과 연계시키고 있다. 즉, 한건협은 30대 건설업계의 대표가 모인 단체임에도 전체 건설업계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친목 단체 성격에 가까워 정책 결정이나 제도 개선 목소리를 낼 때 제대로 끼어들지 못하고 있다. 본인 의사와 달리 회장을 ‘할 사람이 없어’ 억지로 떠맡다시피한 것도 내키지 않아 드러내놓고 알리기 싫은 이유로 보인다.
변 회장은 사무실을 줄이고 사무처 직원 감원도 지시했다고 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어차피 건설업계를 제대로 대표하는 협회가 되지 못할 진데 순수한 사교단체로 가자는 의도가 아닌지 궁금해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5-07-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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