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생활안정 대책] 재정부엔 오직 ‘姜’만 있다

[서민 생활안정 대책] 재정부엔 오직 ‘姜’만 있다

입력 2008-12-20 00:00
수정 2008-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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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1인 의사결정’ 체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경제 총괄부처인 재정부가 내부소통의 연결고리가 끊긴 채 청와대와 장관으로 이어지는 단선적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서울 강남 3구의 투기규제 해제와 관련한 최근 해프닝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재정부는 지난 17일 강남 3구에 대한 투기 규제를 풀 것이라는 한 조간신문 보도에 대해 곧바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김동수 제1차관은 이날 오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다시금 이런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8일 오후 강 장관은 “(강남 3구 규제를 풀려는)국토해양부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얼마전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부동산 관련 대책을 책임지고 만들어 보라고 했는데 내가 해외출장 등으로 바빠 실무자들과 의사소통을 제때 하지 못했다.”고 말해 의견교환 없는 장관 지시에 의존하는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여과없이 드러냈다.담당 과장과 국·실장은 물론 차관조차 모르고 오직 장관만 국토해양부 장관과 논의를 했다는 얘기다.

10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강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와 관련해 “2주택,3주택이라고 해서 세금을 50%,60%로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이 부분을 논의해 본 적이 없었던 재정부 실무자들은 처음 듣는 소리에 당혹스러워 하며 장관의 발언을 긍정도 부인도 하지 못했다.

장관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게 정부조직의 특징이지만 이전에 비해 지나치다는 불만이 재정부 안에서도 제기되고 있다.간부회의에서 실·국장 등 참석자들은 단순 보고만 할 뿐이고 주로 장관의 의견을 듣기만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한 과장급 직원은 “장관의 생각과 다른 얘기를 두 차례 했다가 크게 꾸지람을 받았는데 그 이후로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8-1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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