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영 99년만에 추진… 쟁점 따져보니

서울시 직영 99년만에 추진… 쟁점 따져보니

입력 2007-08-20 00:00
수정 200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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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908년 이후 99년간 직영해 오던 수도 사업의 공사화를 추진한다. 물시장 개방에 대비한 물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는 공사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획’을 마련하면서 서울시 수도사업의 공사화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상수도사업의 공사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고, 수돗물값 상승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도 불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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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사업본부의 공사화는 1984년 지하철공사(현 서울메트로)가 설립될 때 같이 시작됐다.5년 뒤인 89년 또 한차례 공사화 논의가 이뤄졌지만 지하철공사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1000만 시민의 물공급 업무를 공사화했다가 지하철처럼 파업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제기돼 ‘쑥’ 들어갔다. 최근 서울시가 19개 사업소의 민간위탁 및 공사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점화됐다.

서울시는 직원 27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상수도사업본부를 민영화하거나 민간 위탁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보고 공사화로 가닥을 잡았다. 가을쯤 공사화의 시기나 대상 사업 등을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발주될 전망이다. 목표는 2012년이지만 유동적이다.

이에 대한 밑그림은 지난 2003년 제시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상수도 사업 관련 정부나 연구소, 학계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상수도사업본부를‘전부 공사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고,‘일부 공사화’(37%),‘전부 민영화’(7%),‘일부 민영화’(14%) 순이었다.

부분적인 공사화 또는 민영화에 적합한 시설이나 업무로는 45%가 정수장을 꼽았고, 이어 배수지(20%), 취수장·사업소(각각 15%), 기타(5%) 순이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공사화 최대 장애요인은 파업에 따른 식수원 중단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취수·정수·공급 등에서 자동화가 진전돼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 공사화할 때 특수분야의 파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수돗물값은 가정용 기준 t당 320원이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t당 울산은 770원이며, 일본은 2300원 안팎이다.

그런데 상수도사업본부를 공사화한다면 서비스는 나아지겠지만 현재의 물값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은 상수도사업본부가 경영이 어려워지면 시가 도와줄 수 있지만 공사화되면 가격을 올려 이를 메우려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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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화 논의에 들어간 서울 서소문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의 연금특례 인정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공사화 논의에 들어간 서울 서소문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들의 연금특례 인정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시민 김모(여)씨는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물산업을 공사화할 경우 물값은 폭등할 것”이라며 “지금 이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인지 걱정이 된다.”는 글을 올렸다.

시 관계자는 “올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시의 도움을 받지 않을 만큼 운영이 잘되고 있어 공사화가 되더라도 물값 인상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상수도사업본부의 세입은 7890억원. 여기에는 경상 및 사업 예산 외에도 시에 진 빚 상환용 611억원과 예비비 114억원이 포함돼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편이다.

공사화되면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을 잃는다. 직원들이 동요하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시 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상수도사업소 직원들은 지난 16일 시를 항의방문해 공사화 여부를 따졌다.

최경남 서울시 공무원노조 제1수석(상수도사업본부 소속)은 “공사화에 대비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면서 “사전에 연금에 대한 특례인정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의 주장처럼 관건은 연금의 특례 인정이다. 민간으로 신분이 바뀌더라도 공무원 연금이 유지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박명현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직원들도 공사화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연금 등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이것은 물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환경부와 연금을 다루는 행정자치부가 합의를 해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문제는 2005년 출범한 한국철도공사에서 답을 찾아야할 전망이다. 당시 철도공사는 연금 수령 기간인 20년이 될 때까지는 연금법에 의해 공무원 대우를 해주고,20년에 도달하는 시점에 공무원에서 퇴직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서울시도 이같은 방식으로 풀기를 원한다. 환경부와 행자부의 해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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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7-08-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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