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선관위 패권 전쟁’ 선관위는 ‘정치권 줄타기’ [복마전 선관위]

여야는 ‘선관위 패권 전쟁’ 선관위는 ‘정치권 줄타기’ [복마전 선관위]

명종원 기자
명종원 기자
입력 2024-05-17 02:58
수정 2024-05-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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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치적인’ 헌법기관

대통령·국회 등 선관위원 추천
정권 바뀔 때마다 공방 이어져
역대 상임위원 절반, 총장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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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4.5.15 오장환 기자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4.5.15 오장환 기자
선거관리위원회는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기관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치적 ‘계파 싸움’이 가장 치열한 조직이다. 중앙선관위원 9명이 각각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이라는 서로 다른 ‘정치적 줄’을 타고 내려오기 때문이다. 9명 중 6명은 사실상 친정권 인사로 채워져 정권 편향적인 업무 처리와 이에 따른 야당의 강력 반발이 일상화됐다.

특히 대법원장이 대법관 중 한 명을 추천하는 중앙선관위원장은 비상근이어서 상근인 상임위원과 행정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거대한 선관위 조직을 좌지우지한다. 상임위원이 퇴직하면 사무총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상임위원과 사무총장은 사실상 여권 몫이어서 ‘정권을 잡으면 선관위도 잡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9~18대 상임위원 모두가 당시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다.

이 때문에 선관위원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는 선관위 패권을 놓고 여야 격돌이 벌어진다. 강경근 전 상임위원(14대)은 선관위원 후보 시절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관련 단체 부의장과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확인돼 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 논란이 불거졌다. 16대 상임위원인 문상부 전 위원은 2021년 또다시 국민의힘 몫으로 선관위원 후보에 추천됐으나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관리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확인돼 자진 사퇴했다.

조해주 전 상임위원(17대)도 위원 후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백서에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로 이름이 기재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했다. 조성대 선관위원도 후보 시절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 편향 인물로 분류돼 국민의힘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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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역대 상임위원 14명(1~17대, 현역 및 연임으로 인한 중복 제외) 중 4대와 7~9대, 13대, 15~16대 등 7명이 사무총장 출신이다. 정권에 줄을 섰던 인물이 상임위원에 선출돼 위원회를 장악하면 사무처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사무총장이 상임위원으로 올라서고, 사무차장이 사무총장을 맡는 등 위에서 끌어 주는 ‘수직 구조’이다 보니 사무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승진하려면 줄을 잘 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김형철 한국선거학회장은 “사무총장이 정치색을 띠면 선관위 조직 전체가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2024-05-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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