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탐조인·수의사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칡부엉이가 낮에 쉰다는 나무 주변에 가서 쌍안경으로 나무를 훑었다.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칡부엉이 고유의 무늬와 귀 깃! 처음에는 한 마리만 보이더니 한 마리가 눈에 익숙해지자 같은 나무에 여기저기 앉아서 쉬고 있는 칡부엉이들이 계속 보였다. 일곱 마리였다. 나 스스로 칡부엉이를 찾았다는 뿌듯함과 다시 칡부엉이를 만났다는 기쁨에 들떠 있는데 칡부엉이를 찍으러 어떤 분이 오셨다. 그분에게서 고양시에 칡부엉이가 나타났고, 심지어 우리가 서 있는 그곳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2023. 1. 경기 안산의 한 나무에서 자고 있는 칡부엉이.
신기한 새를 더 자세히 보고 싶어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보통 새들은 일정 거리보다 가까워지면 무척 불안해한다. 내 공간에 낯선 이가 불쑥 들어왔다고 생각해 보라. 멧돼지가 내게 오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야생동물도 그런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적당히 거리를 둬야 ‘서로 평안’하다. 야생동물과 지켜야 할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못해서 3년 넘게 전 인류가 특이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리 고생하는 것 아닐까. 천천히 서로에게 익숙해질 시간을 갖고 제발 거리를 두자. 깃털 무늬가 생생한 사진보다 평안이 먼저다.
2023-01-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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