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실상 여론조사 방식 거부… 수싸움 시작된 단일화

국민의힘, 사실상 여론조사 방식 거부… 수싸움 시작된 단일화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2-02-13 20:42
수정 2022-02-14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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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후보 등록일에 ‘단일화 카드’

안철수, 여론조사 경선 방식 제안
윤석열, DJP식 지분 나누기 선호
국민의힘 “야권분열 악용 우려”

용지 인쇄 전 이달 27일 데드라인
방식 등 입장차 크고 시간도 촉박
조만간 단일화 테이블 앉을 수도
윤석열 안철수
윤석열 안철수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리허설 중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2022.2.11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3일 오전 20대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그동안 완주 의지를 강조해 온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전격 제안함에 따라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다만 단일화 방식에 있어 두 후보 간 입장 차가 현격해 논의가 순조롭게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윤 후보는 사실상 1997년 대선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지분 나누기식 단일화를 선호하는 반면 안 후보는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처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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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맨 앞)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안철수(맨 앞)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에 앞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방식뿐만 아니라 대선이 20여일밖에 남지 않아 시점이 촉박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날 두 후보가 모두 후보등록을 함에 따라 단일화 데드라인은 투표용지 인쇄일 전날인 이달 27일로 여겨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적어도 2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역대 단일화 사례에 비춰 봐도 현재 단일화 논의는 너무 늦다. DJP 단일화 선언은 대선 46일 전 있었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대선 33일 전 단일화 방식에 전격 합의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무소속이었던 안 후보가 사퇴 형식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 준 시점도 대선 27일 전이었다.

이처럼 늦은 시점에도 단일화 제안이 전격 이뤄진 것은 안 후보 입장에서 대선구도가 ‘2강 1중’으로 고착되자 돌파구를 찾을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는 양강 후보에게 밀리지만, 단일화를 가정할 경우 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맞서 윤 후보보다 더욱 크게 격차를 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안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배경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이날 주장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여론조사는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적합하다(경쟁력 있다)고 보느냐’고 묻는 방식이었다. 당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각각 1600명을 대상으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절반씩 물어 조사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승패를 결정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며 국민의힘이 자신에게 진 ‘빚’이 있음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안 후보의 제안에 통합 논의는 환영하면서도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윤 후보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지자가 여론조사에서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거부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 회견 직후 낸 입장문에서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대해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 주길 기대한다”며 중도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내심 대선 완주의 뜻을 굳히고 단일화 무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윤 후보가 받을 수 없는 방식의 단일화 카드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안 후보는 이날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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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국민의힘이 단일화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낸 만큼 조만간 두 후보가 ‘단일화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윤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숙고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2022-02-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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