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이기고 지는 것/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이기고 지는 것/소설가

입력 2021-08-08 17:28
수정 2021-08-09 03: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부희령 소설가
부희령 소설가
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올림픽뿐 아니라 여전히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는 2002년 월드컵 경기도 제대로 본 게 없다. 등산이나 수영은 좋아하는 편이니 직접 하는 게 아니라 TV 앞이나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것일 테다. 관전의 재미는 손에 땀을 쥐며 한쪽 팀을 응원하고, 그 팀이 승리를 거머쥐는 것을 보며 열광하는 것일 텐데, 그게 잘 안 된다. 직접 하든 남이 하는 것을 지켜보든 경쟁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에 너무 예민하다.

그럼에도 올림픽 여성 양궁 개인전 준결승과 결승 경기는 나중에 찾아보았다. 어이없는 이유로 황당한 공격을 받은 안산 선수를 지켜 주자는 홍보 사진을 보다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단 한 발의 화살로 승부를 가르는 슛오프를 실시간 방송으로 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동영상을 지켜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오랜 세월 갈고 닦은 기량과 정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선수들도 행운의 여신이 손을 들어 주기 전엔 승리하기 힘든가 보다. 그래도 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기뻤고, 설령 아무 메달을 못 땄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을 중심이 있는 사람처럼 보여서 더 좋았다.

안산 선수에게 관심이 생긴 것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배지가 사진에 보였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인 지난 7월 27일 광화문광장에 있던 ‘세월호 기억공간’이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했다. 2020년 11월에 서울시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착수할 때 유가족이 먼저 기억공간을 세종로공원으로 이전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거부당했다. 2021년 7월에 서울시는 기억공간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반대 의사 표명이 이어졌으나 서울시는 강제 철거를 강행하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자 강제 철거를 거부하고 유가족 스스로 해체를 결행한 것이다.

그 소식을 보면서 2014년 5월에 청와대 앞에서 처음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당시 KBS 보도국장의 세월호 관련 망발에 대해 사과와 파면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동네 슈퍼나 치킨집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이들이 모여 있었다. 세상을 바꾸려 헌신해 온 투사들이 아니라 스스로 생계를 이어 가고 식구들 건사하며 살아온 일상이 얼굴에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한밤중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모여 있던 유가족은 보도국장이 사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흩어지기로 했다. 처음 요구대로 사과와 파면이 실현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말자고 하자 “우리는 길게 싸울 거다. 천천히 한 단계씩 나아갈 것”이라고 대표가 설득하던 것이 인상 깊었다. 과연 그분들은 온갖 모욕과 혐오에 시달리며 길게 싸웠다. 7년 뒤에도 여전히 안산 선수의 등에 붙어 있는 노란 배지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세상에는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 싸움도 있다. 아니, 이기고 지는 것을 가를 수 없는 싸움이 더 많다.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니까 이기지 못한 사람이나 피해를 입은 사람조차 혐오하고 조리돌림하는지도 모른다. 각고의 노력 끝에 반드시 승리가 있는 것도 아니며, 운이 좋아서, 또는 얕은 꾀로도 이길 수 있다. 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의 잘못도 있지만 다른 요인도 꽤 많다.

김용일 서울시의원, 연가축구회 시무식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일 의원(서대문구 제4선거구,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서대문구 구립구장에서 열린 연가축구회(회장 서종선) 2026년 시무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무식에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지역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시·구의원 등 주요 내빈과 연가축구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는 가제상 서대문구 축구협회 총무와 전태윤 연가축구회 총무의 공동 사회로 진행됐으며, 올 한 해 회원들의 무사고와 ‘부상 제로’를 바라는 기원제가 엄수됐다. 연가축구회는 남가좌동과 북가좌동 주민 60여명으로 구성된 지역의 대표적인 생활체육 단체다. 매주 일요일 연가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운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끈끈한 이웃사촌의 정을 나누며 지역 공동체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 의원은 축사를 통해 “생활체육의 최고 덕목인 건강 증진과 친목 도모를 실천하며, 특히 학교 시설을 이용하면서 교육공동체 발전에도 기여해주시는 연가축구회 회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연가축구회 회원들의 경기력을 보면 엘리트 체육인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실력에 늘 감탄하게 된다”라면서 “지나친 경쟁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
thumbnail - 김용일 서울시의원, 연가축구회 시무식 참석

수년 전에 가까운 사람들과 카페에 앉아 있다가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지만, 차례로 ‘인생 최대의 실패’ 혹은 ‘내가 받은 최대의 모욕’을 고백하게 됐다.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었으므로 누군가가 눈물을 흘려도 이상하지 않을 자리였는데, 천만에, 어느새 다들 숨이 넘어가게 웃고 있었다. 그 장면이 기억 속에 따뜻하게 남았다. 이기고 지는 것, 웃어넘길 수도 있는 거였다. 세상 사람을 이긴 자와 진 자로 단순하게 가를 수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2021-08-0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