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7번 떨쳐낸 ‘빙판 오뚝이’ 달려라

부상 7번 떨쳐낸 ‘빙판 오뚝이’ 달려라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8-01-16 22:20
수정 2018-01-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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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기대주 임효준

발목·정강이·허리 다친 뒤 재활
작년 국대 선발전 1위로 ‘이변’
평창 1500m서 한국 첫 기대


2012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 만 14~18세 선수가 참가한 대회다. 마침내 한국 쇼트트랙은 미래를 밝힐 희망을 봤다. 심석희(21)가 여자부 2관왕에 올랐고, 남자부에선 임효준(22·이상 한국체대)이 금메달과 은메달 1개씩을 따며 ‘차세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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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임효준 연합뉴스
쇼트트랙 임효준
연합뉴스
심석희는 2년 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간판 스타로 성장했고, 평창에서도 금빛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임효준은 유스올림픽을 마친 뒤 한참이나 잊혀진 존재였다. 부상 악령이 끊임없이 발목을 붙잡았다. 발목과 정강이, 허리에 돌아가며 속을 썩였다. 이전부터 부상과 지긋지긋한 악연을 맺었던 임효준이 선수 생활 기간 수술대에 오른 횟수만 무려 7차례다.

임효준이 혜성처럼 돌아온 건 지난해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1차에 이어 2차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종합 1위로 성인 대표팀 첫 태극마크와 평창 출전권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소치대회에 나섰던 신다운(서울시청)과 박세영(화성시청·이상 25)을 밀어낸 이변이었다. 미디어데이에선 “또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걸 보면 힘들었다”며 “올림픽 출전을 간절히 바랐기에 좋은 결과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임효준의 경기 스타일은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3·안현수)을 떠올리게 한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탄력이 일품이다. 원래 1500m가 주종목이지만, 최근 단거리인 500m와 1000m에 더 자신감을 갖는다고 한다. 평창에서도 첫 경기인 1500m(2월 10일)를 잘 풀면 다관왕을 기대할 만하다. 1500m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한국 선수단 최초로 평창에 애국가를 울리는 영광도 안는다.

임효준은 올 시즌 두 차례 월드컵에서 1000m와 1500m, 5000m 계주 금메달을 땄고, 500m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지난해 9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는데, 집중적인 관리를 받아 이젠 거의 회복됐다. 2차와 3차 대회를 건너뛴 뒤 출전한 4차 대회에서 기량을 뽐냈다.

임효준은 평소 자신의 롤모델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3위로 통과한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29·고양시청)와 안현수를 꼽는다. 공교롭게도 둘과 나란히 평창 링크에 선다. 개인전에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계주에선 한 몸이 돼 금메달을 일궈야 한다. 안현수는 러시아의 출전금지 탓에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온다. 네 번째 동계올림픽 출전이다.

임효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대문에 ‘의심하지 마라’(ne doubt ye nought)라는 글을 걸어 놨다. 자기 실력을 믿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자는 각오를 녹였다.

그가 우상들을 뛰어넘어 올림픽 시상대 맨 위에 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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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1-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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