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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대표적인 대중음식인 설렁탕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국물이 하얗고 진하다 해서 설농탕(雪濃湯)이라 했다는 얘기도 있고, 조선 시대 국왕이 풍년을 기원하는 선농제(先農祭) 행사에 직접 참여한 후 소를 잡아 끓여 백성들이 고루 나누어 먹게 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또 몽골에서 고기를 맹물에 넣고 푹 끓여먹는 요리인 공탕(空湯)을 ‘슈루’라 부르는데 거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국물이 구수한 ‘마포옥’ 설렁탕.
포기 김치와 함께 나오는 ‘중림장’ 설렁탕.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마포역 인근에 1949년 개업한 ‘마포옥’이 있다. 양지설렁탕이 주메뉴다. 큰 가마솥을 걸고 사골, 양지, 차돌을 써서 오래 끓여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차돌박이를 듬뿍 넣은 차돌탕도 유명하다. 파김치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인사동에는 1905년에 개업해 100년이 훌쩍 넘은 ‘이문설농탕’이 있다. 서울 요식업 허가 1호다. 전통방법을 고수하는 설렁탕 원조답게 국물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탕에 지라를 넣어준다. 설렁탕 애호가치고 안 가본 사람은 아마 없을 정도다.
중림동에는 1972년 등장한 ‘중림장’이 있다. 골목 안쪽에 자리잡은 허름한 집이지만 내공이 있다. 중림시장이 과거 수산물시장으로 날리던 전성기 때는 시장 상인들과 손님들로 북적대던 곳이다. 노량진시장 개설과 재개발로 시장은 침체됐지만, 지금도 입맛 때문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줄을 잇는다. 국물이 진하고 포기째 주는 김치도 일품이다.
마포 공덕역 인근 도화동에는 1977년 문을 연 ‘마포양지설렁탕’이 있다. 원래 국철 마포역 인근에서 시작해 이사한 집이다. 사골과 양지로 끓여내는 국물이 진하지 않으면서 고유의 풍미를 자랑한다. 강남 신사역 인근 잠원동의 ‘영동설렁탕’도 오래전부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곰탕 느낌의 진하고 구수한 국물로 고깃국 특유의 냄새가 있는 옛날에 먹던 설렁탕 맛이다.
설렁탕이라기보다 곰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하동관’을 빼놓을 수 없다. 필자가 워낙 오래 다닌 집이다. 1939년 청계천변 수하동에서 시작해 2009년 재개발로 명동으로 이전했고, 대치동에도 인척이 하는 가게가 있다. 맛이 한마디로 훌륭하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 설렁탕. 먹을 때마다 바쁘게 살아온 그 옛날이 떠오르는 바로 그 음식이다.
2017-03-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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