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게 배운다] 韓 지하철 공사·노후 하수관로 등 80% ‘인위적 싱크홀’

[‘땅의 재난’ 관리 선진국에게 배운다] 韓 지하철 공사·노후 하수관로 등 80% ‘인위적 싱크홀’

이성원 기자
입력 2015-10-25 17:46
수정 2015-10-2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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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싱크홀 발생 현황

‘싱크홀’이란 석회암이나 암염 등 용해성 암반이 물에 녹아 지하에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가 지반 물질이 무너져 내려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땅 꺼짐 현상은 이런 사전적 의미의 싱크홀은 아닌 셈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발생한 땅 꺼짐 현상 10건 중 8건은 지하철 공사 등으로 인한 인위적 성격의 구멍이었다. 싱크홀 전문가들은 이를 싱크홀보다 넓은 개념을 포괄하는 ‘지반침하’로 부른다.

25일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올 7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36건 가운데 조사가 끝난 33건 중 16건(48.5%)은 상하수도관 누수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수도관이 원인 모를 이유로 파손되면 물이 밖으로 새면서 흙이 함께 쓸려 내려가고,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땅이 꺼지게 된다.

반면 하수도관이 파손되면 흙이 하수도관으로 쓸려 들어와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긴다. 동공의 발생 과정은 다르지만 지반이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하수도관이 파열될 경우 모두 지하에 구멍이 생기는 셈이다. 서울시는 전체 하수관로 1만 392㎞ 가운데 30.5%(3173㎞)가 50년 이상 노후된 하수관로이며 최근 발생한 싱크홀과 관련이 깊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등 각종 지하개발 과정에서도 지하수가 빠져나가 토사가 유출되거나, 부실한 공사로 빈 공간이 생기면 땅이 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지반침하 33건 중 10건(30.3%)은 지하철 공사나 건물 신축 공사가 원인이었다. 나머지는 지층(석회암 등)이 지하수 유입으로 약해지면서 흙이 빠져나가는 자연적인 지반침하로 분류됐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반침하의 약 80%가 인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영국 대도시인 런던에서는 이러한 지반침하 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런던의 지질 특성 때문이다. 런던의 지반은 500만년간 압축된 단단한 진흙으로 돼 있다. 지반 자체가 매우 단단하고 압축돼 있어 상하수도관이 부식돼 물이 새더라도 토사가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아울러 신축 공사를 할 때 지질 조사를 먼저 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 부실 시공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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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5-10-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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