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디지털에 갇힌 아이를 위한 변명/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오늘의 눈] 디지털에 갇힌 아이를 위한 변명/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유대근 기자
입력 2015-05-24 17:50
수정 2015-05-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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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유대근 특별기획팀 기자
“사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게임 말고는 스트레스 풀 방법이 마땅치 않아요.”

인터넷 중독 상담 기관인 서울시 아이윌센터의 한 관계자는 인터뷰차 만난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하교 뒤 입시 학원을 전전하는 학생들에게 허락된 휴식 시간은 수업 간 쉬는 시간과 학원 버스에 실려 이동하는 짧은 틈이 고작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이 자투리 시간에 최적화된 놀이인 셈이다. 언제든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10~20분 만지작거리다 다시 집어넣으면 된다. 게다가 우리 교육은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압력밥솥 같다’고 표현했을 만큼 학생들에게 극한의 압력을 가하지 않는가. 아이들 입장에서야 자극적 몰입감으로 단숨에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온라인 게임만 한 도구를 찾기 어렵다. 정부 통계가 보여 주듯 국내 청소년(10~19세) 3명 중 1명이 스마트폰에 중독돼 버린 현실은 이런 배경 속에 만들어졌다.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시리즈를 취재하며 만난 많은 디지털 중독 전문가들은 오히려 디지털에 빠져 사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동정했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게임에 죽고 못 사는 아동·청소년들의 환경을 찬찬히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고 더불어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우선 디지털에 중독된 아이 중에는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부모가 자녀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아이의 모습을 확인하고 조기에 대처하기 때문에 중독까지 치닫지 않는다. 반대로 부모 혹은 친구와 건강한 관계 맺기에 실패한 청소년은 디지털이라는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가려는 습성이 짙어지고 부모는 이를 일찍 눈치채지 못해 습관을 바로잡아 줄 때를 놓친다. 이번 시리즈 유아기 편에서 다뤘듯 미취학 연령에 이미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부모와의 관계가 불안한 경우가 많다. 분석심리학자인 이나미 박사는 “엄마가 아이와 관계를 맺는 데 서툴고 불안할수록 아이에게 무작정 스마트폰, 게임기 같은 기계를 안겨 준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훈육법이 억압적이면 아이들이 디지털 세계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는 스스로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데 부모가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제약하고 일일이 간섭하려 들면 반발심이 생겨 온라인 게임 등으로 도피하려 한다는 얘기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조종하며 전지전능한 존재가 돼 볼 수 있는 디지털 세계는 이런 아이에게 매력적인 공간임이 틀림없다.

결국 아이의 디지털 중독 증세 탓에 고민이라면 부모가 먼저 다가가 아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게 최우선일 테다. 하지만 식탁맡에 앉아 쉼 없이 ‘카톡’(카카오톡)을 보내거나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면 험한 말을 하거나 무작정 스마트폰을 뺏게 되기 쉽다. 그럴수록 아이는 더 디지털에 갇혀 간다. 오늘부터 아이와 있을 때는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멀리 던져 놓고 칭찬으로 대화의 문을 연 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서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을 줄여 가면 어떨까.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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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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