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2> 한국판 피케티 보고서- 양극화 현주소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2> 한국판 피케티 보고서- 양극화 현주소

입력 2014-07-19 00:00
수정 2014-07-1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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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위 10%가 소득 45% 차지… ‘富의 불평등’ 대물림

최근 경제학계에서의 대표적인 스타 학자는 단연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다. CNN 등 미국의 상대적으로 보수 매체들도 그의 책 ‘21세기 자본론’을 특집 기사로 다룰 정도다.

그가 주장하는 요지는 ‘부의 불평등이 1차 세계대전 이전 수준으로 심해진 만큼, 최상위 부자들에게 80%의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씨알’도 안 먹혔을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정도로 최근 빈부격차가 그만큼 심해지고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우리나라의 소득불균형 수준은 어떨까.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웬만한 선진국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분석한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상위 10% 소득 비중은 45.51%에 달했다. 소득 불평등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52%)보다 7% 포인트 남짓 낮다. 프랑스(32.69%)와 일본(40.50%)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1979~95년 30%에 머무르던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2000년 35%를 넘었고, 2006년 42%로 치솟았다.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상위 10%의 소득 비중이 증가한 나라는 우리와 미국 정도밖에 없다.

반면 하위층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90년 1분기 209만 7826원에서 올 1분기 1001만 9071원으로 5배 늘었다. 반면 하위 10% 소득은 24만 8027원에서 82만 449원으로 3.3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위 10%와 하위 10% 간의 소득 격차는 같은 기간 8.5배에서 12배로 벌어졌다. 독일(6.7배)이나 프랑스(7.2배), 캐나다(8.9배)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피케티 논란의 또 다른 핵심은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높으면 자본의 집중도가 심해져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경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최근 우리 상황은 이 주장과 딱 맞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구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소득 분배와 실효세율 추이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말정산 근로소득의 경우 최상위 100명의 소득은 중간값의 452배다. 반면 통합소득 최상위 100명이 버는 소득은 중간값의 1512배에 이른다. 통합소득은 근로소득에 이자나 배당 등의 금융소득과 임대소득 등을 합한 것이다. 김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기에 금융소득 등이 많이 늘어나 소득 격차를 확대하는 주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지난 6월 한국재정학회에 제출한 ‘유형별 소득이 소득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논문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자나 배당 등 자본소득의 증가분 대비 불평등지수(변이제곱계수) 변화는 0.17~0.19%를 기록했다. 변이제곱계수가 높을수록 분배가 악화된다는 뜻이다. 반면 노동소득이나 사업소득의 경우 변이제곱계수가 0.1% 이하였다. 박 교수는 “같은 규모로 소득이 는다면 자본소득이 증가할 때 소득분배가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성장과 분배의 ‘교집합’을 찾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중산·서민층의 수요 확대가 최근 경기침체 극복의 열쇠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가계 소득이 증대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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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4-07-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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